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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거 투혼' 김주성, 그저 고마운 김영만 감독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11-28 10:15


김주성이 27일 모비스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김주성(37·원주 동부)은 나흘 전부터 감기 몸살 증세로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불쑥 열이 났다. 그러면서 25일 서울 SK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24분38초를 뛰며 10득점 7리바운드를 잡았으나 만족스러운 움직임이 아니었다. 팀도 70대79로 패했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지난 26일 오후 링거를 맞았다. 다행히 몸 상태가 좋아졌다.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23분45초를 뛰며 14득점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쿼터에만 양 팀 최다인 10득점을 기록했고, 3점슛은 6개 던져 3개 성공했다. 팀도 87대74로 승리했다.

왜 동부에서 김주성의 컨디션이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그가 득점을 쌓아야만 팀 공격이 풀렸다. 그의 3점슛이 터져야 골밑에서 로드 벤슨, 웬덴 맥키네스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김주성은 경기 후 "모비스는 까다로운 팀이기 때문에 1쿼터 실책을 줄이며 집중하자고 했다.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리며 우리 의도대로 게임이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4일 전부터 몸이 안 좋았다. 링거 한 대 맞으니 괜찮아졌다"며 "힘든 건 없다. 내가 외곽에서 던져야 동료들이 산다"고 덧붙였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이런 베테랑의 헌신이 그저 고맙다.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인다. 팀원을 살리기 위해 과감히 변화를 택했다. 김 감독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다. 그냥 3점슛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슛을 쏜다"며 "상대 입
김주성이 27일 모비스전에서 레이업슛을 올려 놓고 있다. 사진제공=KBL
장에서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주성은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이 무려 54.5%다. 50개 던져 30개 성공했고, 지난 시즌 기록한 32개를 벌써 따라 잡았다. 그는 최근 KBL이 발표한 1라운드 'PER'(Player Efficiency Rating-선수 생산성 지수)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PER'는 긍정적인 기록에서 부정적인 기록을 차감해 선수들의 분당 생산성을 측정한 수치인데, 23.37을 얻으며 모비스 함지훈(22.70)을 제쳤다.

그렇다고 김주성이 마냥 3점슛만 쏘는 것도 아니다. 외곽에서 주로 플레이 하되 상대 수비가 붙으면 또 다른 움직임을 선보인다. 예컨대 골밑 돌파, 또는 패스다. 김영만 감독도 "9개 구단이 1라운드처럼 그냥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쉽게 3점슛을 안주려 한다"며 "하지만 김주성이 그럴 때마다 다른 역할을 한다. 수비가 타이트하게 들어오면 다른 방식으로 경기 운영을 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주성도 "SK(25일)전만 해도 상대 수비가 바짝 붙더라. 확실히 달라졌다"고 인정하면서 "그래도 내 역할은 벤슨, 맥키네스의 움직임과 능력을 잘 살리는 것이다.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계속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인 최성모가 정말 잘 한다. 리딩도 되고 수비에도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경험만 쌓이면 더 잘할 것이다.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가 왔다"고 칭찬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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