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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가 박찬희를 영입하면서 풍성해진 가드진을 활용, 공격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슈팅가드로 변신한 김지완이다. 사진제공=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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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전자랜드는 9일 현재 4승3패로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다.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 돌풍의 핵으로 지목받는 이유는 포지션 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빅맨 제임스 켈리, 특급 신인 강상재를 데려와 허약했던 포워드진을 강화했고, 베테랑 가드 박찬희를 영입해 경기 지휘를 맡겼다. 이 가운데 박찬희의 가세는 의미가 크다. 전자랜드는 유도훈 감독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하는 정교하고 활발한 농구를 코트에서 이끌 가드의 존재가 늘 아쉬웠다. 지난 6월 KGC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한희원을 내주고 박찬희를 품에 안았다. 내년 여름 FA 자격을 얻는 박찬희를 데려온 것은 전자랜드가 향후 적극적인 재정 부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찬희 효과는 시즌 시작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날 SK전까지 7경기에 출전한 박찬희는 경기당 평균 28분 41초를 뛰며 8.29득점, 6.29어시스트, 2.57스틸 등 가드로서 발휘해야 할 모든 부문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스틸은 전체 1위, 어시스트는 SK 김선형에 이어 2위다. 수비력과 득점력에 속공 능력도 뛰어난 박찬희가 가세하면서 전자랜드는 공수에 걸쳐 한층 짜임새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날도 박찬희는 6개의 어시스트와 알토란같은 2개의 3점슛을 포함한 12득점의 활약으로 팀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켈리와의 화려한 콤비 플레이가 몇 차례 나왔고, 속공 전환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존재감으로 친다면 KGC 시절보다 한층 돋보인다는 평가다.
박찬희가 합류하면서 몇몇 선수는 포지션 이동 등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지완이다. 김지완은 2012년 입단 때부터 포인트가드로 성장 과정을 밟았다. 지난 시즌에는 5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7.85득점,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박찬희의 입단으로 김지완은 '2번' 슈팅가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날 현재 김지완은 경기당 평균 9.29득점, 3.9어시스트를 마크중이다. 어시스트보다는 득점에 치중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변신이지만, 팀이나 선수 개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게 유 감독의 생각이다.
유 감독은 "지완이는 연세대 시절 정통 포인트가드는 아니었다. 여기 오면서 팀 사정 때문에 1번으로 키웠다. 하지만 찬희가 오면서 신장(1m90)이나 힘이 있어 2번으로 가는게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오늘처럼 공격적인 농구를 해준다면 크나큰 무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SK전에서 김지완은 27분 34초를 뛰며 16득점, 7어시스트를 마크했다. 특히 84-78로 쫓기던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3점슛을 꽂아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외곽슛이 이날 호조를 보인 것이다.
김지완도 박찬희와 함께 가드로 뛰는 것에 대해 만족해하고 있다. 그는 "찬희형이 와서 좋은 부분이 많다. 1번으로서 배울 점도 많고, 2번으로서 공격에서 자신감있게 할 수 있고, 그런 자신감이 좋은 플레이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기회가 줄어든 선수들도 있다. 정병국과 박성진이다. 박찬희가 오기 전 두 선수는 전자랜드의 가드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각각 4~5분대 정도에 머물고 있다. 유 감독은 "우리팀 선수 구성과 경기 양상에 따라 많은 시간을 주기는 힘들다"면서도 "자신의 장점 1~2가지를 철저히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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