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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연장 혈투 후유증을 고려한 라인업이었다. 삼성은 지난 2일 고양 오리온과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었다. 경기 종료 직전 오리온의 파울로 문태영이 자유투 3개를 연달아 성공시켰고,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됐다. 오리온이 초반 앞서다가 삼성이 뒤집은 후 역전, 재역전을 거듭한 경기의 열기는 대단했다.
시즌 첫 연장전이었던 두 팀의 맞대결은 결국 107대104 삼성 승리로 끝났다.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의 4연승을 저지한 삼성은 공동 선두로 올라서 분위기를 잡았다.
더구나 삼성은 당분간 징검다리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연장 혈투 후 고작 하루를 쉬고 4일 홈에서 전자랜드를 만나고, 또 하루 휴식 후 오는 6일 '서울 라이벌' SK와 맞붙는다. 그 다음 경기인 KCC전 역시 하루 휴식만 주어진다.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만난 삼성 이상민 감독은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나이든 선수들은 힘들 수 있다. 문태영도 오리온전에서 체력을 많이 썼다. 그래서 라인업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상대들을 줄줄이 만나는만큼 여유는 없다. 이상민 감독은 "6일에 하는 SK와의 경기도 잘해야한다. SK 선수들은 워낙 신장이 좋은 반면, 우리는 문태영 임동섭 김준일을 제외하면 장신이 없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고 경계했다.
최근 흐름이 좋았던 전자랜드를 만난 삼성은 몸이 늦게 풀렸다. 전체적으로 동작이 무거웠고, 크레익보다 먼저 투입된 라틀리프가 막히자 끌려가기 시작했다.
초반 10점 이상 열세를 보이던 삼성은 2쿼터부터 격차를 좁혔고, 경기 후반 역전, 재역전을 주고받는 접전을 펼쳤다. 김태술이 앞선에서 살아나면서 흐름을 뚫었다.
4쿼터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패할 위기에 놓였었으나 2경기 연속 '행운의 여신'은 삼성편이었다. 라틀리프의 '위닝샷'이 꽂히는 순간, 승리가 확정됐다. 체력적 열세에서도 거둔 값진 승리다.
잠실실내=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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