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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가 양손에 떡을 쥐었다. 지난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 행사의 최고 승자는 모비스였다. 덜컥 1순위 지명권을 뽑아버렸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3일밤 떨리는 목소리로 "전혀 예상을 못했다. 멍하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호명됐다. 몇년간 이런 적이 없어 나도 무척이나 당황했다. 기뻐하는 모습이 다소 호들갑스러웠다는 주위분들 얘기도 들었다"며 웃었다. 유 감독은 1순위에 지명되자 옆에 있던 김재훈 수석코치, 이도현 사무국장과 손을 맞잡은 뒤 뒤에 앉아있던 함지훈 양동근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함지훈과 양동근도 유 감독만큼이나 함박웃음을 지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이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선택을 해야하는 시간이 왔다. 빅3 중에서도 확실한 빅1은 있다. 고려대 이종현이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달 일본 가와사키 전지훈련에서 "만약 이종현만 데려올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팀의 5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다. 또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병역혜택도 받은 상태다. 확실한 우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얘기는 1순위를 뽑기전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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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급성장하고 있는 최준용의 진가다. 최준용은 스몰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지만 슈팅가드와 파워포워드까지 가능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안팎 플레이에 모두 능하다. 해마다 좋아진다. 성장 한계치를 가늠하기 힘든 재목이다.
이도현 사무국장은 "하늘이 주신 기회다. 차분하게 고민을 할 것이다. 그래도 한쪽으로 약간 기운 상태"라고 말해 이종현에게 무게감이 쏠리고 있다. 모비스는 수년간 높이 농구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이 점 역시 최준용보다는 이종현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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