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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경기보다 중요한 게 소속 학교 정기전?
세 사람은 지난 18일 종료된 FIBA 아시아챌린지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됐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부상을 이유로 대회 개막 전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부상명도 심각했다. 이종현은 우측 발등 피로골절, 최준용은 새끼발가락쪽 발날 피로골절이 이유였다. 강상재는 발뒤꿈치에 실금이 가 제대로 뛸 수 없다고 했다. 지난 8월 말 일찌감치 대표팀에서 나왔다.
국가대표이고, 어떤 팀이고를 떠나 선수가 아파 뛸 수 없다면 팀에서 빠지는 게 맞다. 치료가 우선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투혼을 이유로 코트에 떠밀려 나가는 건 구시대 방식이다. 하지만 부상을 이유로 명예로운 태극마크를 반납한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교 정기전에서 투혼을 불사르는게 맞는 이치인가 싶다.
농구계에서는 이들이 대표팀에서 낙마한 뒤, 한달 뒤 정기전을 뛰기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가 많이 돌았다. 구체적으로 "이종현은 부상이 더 심각해 못뛰고, 강상재와 최준용은 몸을 만들어 뛸 것이라고 하더라"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시 튀니지와의 연습경기를 앞둔 대표팀 허 재 감독은 이 설에 대해 "그 선수들이 정기전을 뛴다면 그게 말이 되느냐"며 혀를 찼다. 그런데 두 사람 뿐 아니라 이종현까지 코트에 나섰으니, 할 말이 없어졌다.
양교의 정기전 열기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양교 관계자들은 목숨을 거는 수준이다. 이 경기 결과에 감독 목숨이 왔다갔다 한다고 한다. 그러니 잘하는 선수들을 어떻게라도 뛰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챌린지 대회에 다른 선배 선수들은 덜 아파서 뛰고, 덜 바빠 뛴 게 아니다. 팀 주축 선수들이라면 크고 작은 부상이 있고, 소속팀 훈련도 중요한데 국가를 위해 고생을 하고 온 상황에서 이들의 정기전 출전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만약, 이들이 출전할 대회가 아시아챌린지가 아니라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질 수 있는 아시안게임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태극 마크를 포기했을 것이냐고 묻고 싶다. 특히 이종현의 경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기에, 앞으로 국가에 더 봉사해야 하는 도의적 책임이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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