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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정통 센터 없는 스몰 라인업을 앞세워 일궈낸 성과. 외국인 듀오 애런 헤인즈와 조 잭슨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두 사람이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 판도를 확 바꾸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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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의 경우는 더욱 대단한 반전 스토리다. 화려한 농구를 위해 KBL은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해 1m93 이하의 선수를 1명씩 뽑게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이 리그 초반 약속이나 한 듯 KBL에 적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웬델 맥키네스(동부) 에릭 와이즈(삼성) 등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테크니션들을 대체하기 위해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골밑에서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하는 선수들의 역할이 훨씬 낫다는 평가가 나오며 새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케 했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 잭슨의 위력이 드러났다. 긴장감이 넘치고, 수비가 강력해지는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그만큼 가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압박수비를 제쳐내고, 승부처 살 떨리는 순간에서 자신있게 외곽슛을 던질 수 있는 강심장도 있어야 한다. 잭슨에게는 그 것이 있었고, 패자들에게는 그 게 부족했다. KCC와 KGC의 4강 플레이오프를 돌이키면 KGC 가드진이 전태풍을 막지 못해 진 경기였다. 더 거슬러가 KGC와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를 보면 삼성 가드진이 KGC 앞선의 압박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며 허무하게 패했다. 챔피언결정전은 힘이 빠진 전태풍을 잭슨이 압도한 결과 오리온이 승리할 수 있었다. 늘 플레이오프에 올라와, 가드 싸움에서 밀리며 더 높은 고지를 점하지 못했던 오리온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