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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는 이승현이었다. 하지만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조 잭슨과 김동욱.
오리온 입장에서는 이 미스매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중요했다. 자칫 말려들게 되면 오히려 공격이 단순해지는 역효과가 난다. 김동욱은 1, 2쿼터에서 KCC의 골밑을 맹폭했다. 포스트 업, 드라이브 인, 그리고 백도어 플레이로 미스매치 공격을 연거푸 성공시켰다.
하지만, 김동욱은 "사실 MVP는 생각하지 않았다. 6강과 4강에서 별달리 활약을 하지 못한데다, 우승 반지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승을 했기 때문에 우리 팀 선수가 MVP를 수상했다. 이승현에 상금으로 술 한 잔 사주면 맛있게 먹겠다. 너무너무 축하하고 앞으로 승승장구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이승현은 "내 마음 속의 MVP는 김동욱 선배"라며 "사실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먼저 '축하한다'고 얘기하면서, 너무 좋아하셨다"고 했다.
KCC 수비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였다. 잭슨의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2차 속공이었다. 그는 2차전에서 무더기 3점포로 팀의 대승의 일등공신. 분위기 전환을 완벽히 시켰다.
그는 이승현의 MVP 소식에 "이승현이 받은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MVP 잭슨'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며 "팬 투표에서는 내가 MVP"라고 밝게 웃기도 했다.
오리온의 우승에는 여러가지 원동력이 있다. 이승현의 완벽했던 골밑 수비와 외곽 공격, 김동욱의 에밋에 대한 수비와 내외곽 오펜스, 그리고 조 잭슨의 강력한 트랜지션과 득점력 등이 조화를 이뤘다. 이승현이 MVP를 받았지만, 김동욱과 조 잭슨의 맹활약은 완벽히 'MVP급'이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