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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챔프전을 원점으로 돌렸다.
1Q=이승현 파울 트러블
오리온의 공격은 매우 순조로웠다. 1차전 부진했던 애런 헤인즈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미드 레인지 점프슛과 함께 하승진과 에밋의 호흡이 맞지 않는 틈을 노려 쉽게쉽게 골밑을 돌파했다. 이승현의 미드 레인지 점프슛 역시 적중도가 높았다. 허일영과 김동욱의 3점포까지 양념처럼 꽂혔다. 무려 32점을 1쿼터에 집중했다. 정상적인 KCC의 수비 라인업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오리온의 공격 작업은 정교하면서 위력적이었다.
결국 오리온이 10점 이상 여유있게 앞서갔다. 이 때 변수가 발생했다. 오리온 입장에서 이승현은 대체 불가한 선수다. 하승진의 수비와 함께 외곽에서 하승진의 좁은 수비 약점을 찌를 수 있는 외곽슛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민구의 돌파 때 이승현의 두번째 파울이 불렸다. 이승현은 심판진에 하소연했다. 슬로 비디오 상 접촉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심판진이 착각했다. 오리온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했다. 1.3초를 남기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 과정에서 수비수를 밀며 세번째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신명호의 자유투 2개로 KCC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32-23, 오리온의 9점 차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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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순항했다 김동욱의 3점포가 터졌고, 허일영이 효율적인 컷-인으로 골밑에서 4득점. 이때 김동욱의 아쉬운 실책. 김동욱은 스틸한 뒤 결정적 패스미스를 했다. 에밋에게 패스했고, 하승진의 골밑덩크로 연결됐다. 27-39, 12점 차로 추격했다. 15점 이상의 리드는 상대의 기를 꺾어놓는다. 이 시점에서 김동욱의 실책이 나왔다.
KCC는 골밑의 힘을 적극 활용했다. 에밋은 영리했다. 오리온이 자신에게 함정을 파자, 하승진과 힐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힐에서 킬 패스를 건넸고, 골밑 돌파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다. 에밋의 골밑 슛이 빗나가자, 하승진이 그대로 덩크로 연결했다. 반면 오리온은 문태종의 패스미스와 조 잭슨의 오펜스 파울이 나왔다. 결국 오리온은 달아나지 못했다. 43.8초를 남기고 에밋의 3점포가 꽂혔다. 43-48, 5점 차 추격. 전반전이 그렇게 끝났다.
3Q&4Q=조 잭슨, 승부를 결정짓다
1차전이 끝난 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러닝 게임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빠른 공격은 KCC의 느린 트랜지션을 공략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 게다가 KCC는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조 잭슨에게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강요하는 수비방법을 펼쳤는데, 이 경우 오리온의 포워드진의 효율성이 뚝 떨어지는 딜레마가 생긴다. 때문에 잭슨에 의한 얼리 오펜스는 오리온 입장에서는 승리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3쿼터 드디어 오리온이 공격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김동욱의 3점포와 이승현의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골밑 2득점. 그리고 두 차례 속공이 나왔다. 59-45, 14점 차 오리온의 리드. 하지만, 여전히 오리온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절대적 에이스 에밋과 4쿼터 오리온의 체력이 떨어질 시점부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하승진의 가공할 높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잭슨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속공으로 레이업슛을 올려놓은 잭슨은 빠른 공격에 의해 외곽에 허점이 생기자, 지체없이 올라갔다. 결국 3연속 3점포가 터졌다. 점수 차는 무려 70-46, 24점 차. 사실상 따라가기 힘든 스코어였다.
KCC는 4쿼터 에밋과 하승진을 모두 뺀 채 경기를 진행했다. 사실상 백기 투항이었다. 4쿼터 5분27초를 남기고 83-63, 20점 차로 오리온이 리드하던 상황. 잭슨이 그대로 골밑을 돌파, 김태홍의 블록 위로 덩크슛을 꽂아넣었다. 2차전 대승의 축포였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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