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리그 1위 KCC가 2연승을 거뒀다.
전반=KCC가 더 냉정했다
80대58, 1차전 KCC의 완승. 당연히 KCC 추승균 감독은 "2차전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다"고 했다. 1차전 완승, 방심 외에는 별달리 주문할 것이 없었다. KGC 김승기 감독은 "출발이 중요하다. 전반 리그를 잡으면 끝까지 승기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KGC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흥분했고, KCC는 차분했다. KCC는 에밋, 전태풍, 하승진을 중심으로 정확한 공격을 구사했다. 반면 KGC는 찰스 로드가 의외의 3점포를 터뜨리긴 했지만,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4분16초를 남기고 에밋을 리틀을 앞에 두고 여러 차례 페이크를 쓴 뒤, 곧바로 3점포를 폭발시켰다. 매우 상징적 장면, 50-29. 반면 KGC 로드는 수비 리바운드를 오세근이 따낸 상황에서 하승진을 쓸데없이 밀치며 파울을 범했다. 또 다시 공격권을 헌납했다.
게다가 KGC는 리틀이 6개의 자유투를 얻어냈지만, 3개만 성공시켰다. 결국 55-41, 14점 차의 KCC 리드. KGC 김승기 감독이 그토록 원하던 전반전 리드는 없었다.
후반=절대 에이스 에밋의 쇼타임
3쿼터 초반, KGC는 중요했다. 분위기 상 최대한 빨리 10점 차 안으로 추격하는 게 중요했다. 분위기 자체가 바뀔 수 있었다. 일단 박찬희의 속공으로 좋은 출발.
여기에서 하승진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차례의 팁-인을 성공시켰다. 야투가 실패했을 때, 하승진의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팁-인은 확실히 KGC 추격의 맥을 끊어버리는 역할을 했다. KGC는 리틀의 과감한 3점포 2방이 터졌지만, 분위기가 이어지지 못했다. 하승진 때문이었다. 오히려 힐의 연속 4득점이 터지면서, 65-49, 16점 차까지 벌어졌다. 경기 전 KCC 추승균 감독은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빠른 템포 때문에 많은 리드 속에서도 추격을 쉽게 허용한다는 의미. KCC의 세부적 약점이기도 했다. KGC는 템포를 빨리 가져가면서 오세근과 로드의 득점이 연속적으로 터졌다. 57-67, 10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에밋 타임'이 시작됐다. 일단 골밑 돌파로 흐름을 끊은 에밋은, 왼쪽 오픈 3점포를 그대로 폭발시켰다. 게다가 3쿼터 1분6초를 남기고 찰스 로드의 5반칙을 유도하며 자유투 2개를 얻어내기도 했다. 힘겹게 추격의 끈을 이어가던 KGC 입장에서는 로드의 5반칙은 엄청난 타격이었다. 하지만, 로드 자체가 무책임한 부분도 있었다. 기복이 워낙 심한 로드는 경기 초반 심판의 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테크니컬 파울, 그리고 하승진에게 쓸데없는 반칙까지 범하며 스스로 파울 트러블을 만들었다. KCC의 강한 높이에 인내심을 가지며 버텨야 할 로드가 스스로 무너지면서 KGC는 내외곽의 밸런스를 잡을 수가 없었다.
에밋은 4초를 남기고 골밑돌파를 성공, KGC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꺾어놨다.
KGC는 처절하게 대응했다. 이정현이 3점슛에 이은 보너스 자유투로 4점 플레이를 했다. 리틀과 이정현이 3점포를 꽂아넣었다. 하지만, KCC는 에밋과 하승진의 연속된 골밑 슛으로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했다. KCC의 저력이기도 했다. 결국 KGC의 3점포가 불꽃처럼 터졌지만, 점수 차는 좀처럼 10점 이하로 좁혀지지 않았다. 이정현이 전태풍의 마크를 뚫고 슛하는 순간, 오펜스 파울이 불렸다.
이후, 에밋이 또 다시 바스켓 카운트. 게다가 KGC가 오세근의 골밑슛과 리틀의 3점포로 추격하자, 또 다시 리틀의 공을 스틸하며 쐐기를 박았다.
완벽한 '에밋 타임'이었다. 이 부분은 4강 시리즈에서 너무나 중요하다. KCC는 절대적 에이스 에밋을 중심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하지만, 여전히 세부적 약점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추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템포'다. 이날 시종일관 10점 차 이상 리드했지만, KGC는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계속 추격전을 시도했다. 불안한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차례의 고비마다 에밋은 냉정한 움직임과 클래스가 다른 개인기로 이런 KGC의 추격 흐름을 완전히 분쇄했다. 후반 22득점을 폭발시킨 '에밋 타임'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단순한 '2득점' 이상의 승부처 쐐기포를 계속 꽂아넣으면서 절대적 에이스로서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