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득점 오리온 이승현, "모비스 더 고심해야 할 것"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3-01 20:23


"모비스가 더 고민해야 할 거에요."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이 가뿐하게 첫 관문을 통과했다. 5전3선승제로 펼쳐진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쉽게 끝냈다. 안방에서 먼저 2연승을 따낸 오리온은 1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의 6강 PO 3차전에서 79대67로 이겨 2006~2007 시즌 이후 9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오리온 이승현이 1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의 2015~2016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승현은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 20득점을 기록해 팀의 79대67 승리를 이끌었다. 오리온은 3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사진=KBL 제공
오리온을 4강행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토종 포워드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시리즈 내내 몸을 아끼지 않은 헌신적인 수비로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뿐만 아니었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고감도 3점포를 연거푸 터트리며 상대의 기를 꺾는 역할까지 했다. 지난 2월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4쿼터에 연속 2개의 3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여기까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역이라기 보다는 옆에서 조용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스틸러' 같았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단연코 빛나는 주역이었다. 이날 이승현은 팀내 최다인 20득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5개를 건졌고, 특히 3점슛을 4개나 터트렸다. 1쿼터에 3점슛 2개를 포함, 12득점으로 초반 공격을 주도한 이승현은 2쿼터에 다소 무리하게 골밑 레이업슛을 시도하다 로드 벤슨과 충돌하며 들것에 실려나갔다. 부상이 커보였다. 하지만 이승현은 3쿼터에 씩씩한 모습으로 코트에 복귀해 변함없이 골밑을 지켰다. 이어 4쿼터에 다시 3점슛 2개를 꽂아넣으며 동부를 KO시켰다.

이승현은 2쿼터 부상 상황에 대해 "원래 별로 아픈 상황이 아니었는데, 다친 부위를 또 다쳐서 처음에는 다리에 힘이 없었다. 걱정도 됐는데 시간이 지나며 통증이 호전돼 3쿼터에 뛸 수 있었다. 부상 당시 무리한 플레이였던 건 인정한다. 다소 성급했다. 하지만 공격 자체에 관해 후회는 없다. 1쿼터에 자신감있게 해서 2쿼터에도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현은 대학시절에는 3점슛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프로에 들어와 3점슛을 단기간에 장착했고,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그 비결에 대해 이승현은 "특별히 발전한 건 없는 것 같다. 정규시즌 3점슛 성공률(경기당 0.5개, 성공률 24.2%)을 보면 다들 알지 않나"라면서 "그래서 기술보다는 마인드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런 점을 잘 이겨낸 덕분에 한 단계 더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슛 찬스에서 이제는 자신있게 망설임없이 던진다"라고 말했다.

이제 오리온은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승현은 여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보다 더 단합이 되고 해보려는 의지가 강하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감각을 익히고, 체력은 세이브할 수 있었다. 그런 게 우리에게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비스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5명이 다 공격할 수 있는 개인 기량이 있다. 모비스가 더 고심해야 할 것이다. 어떤 수비를 들고 나오든 잘 헤쳐나갈 것이라 본다"면서 4강 플레이오프를 전망했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