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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업된 기분이 가라앉지 않네요."
76-70으로 동부가 앞선 상황. 오리온의 잭슨이 골밑까지 빠르게 치고 들어갔고, 슛을 쏠 때 김주성의 손이 그 위를 지배했고, 공을 라인 밖으로 보냈다. 그 순간 동부 선수들과 팬들이 다같이 일어나 환호했다. 경기 막바지라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대기록의 탄생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김영기 KBL 총재가 직접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지난 2002-2003시즌 동부의 전신인 TG삼보 유니폼을 입고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주성은 2002년 10월 26일 LG의 라이언 페리맨을 상대로 첫 블록슛을 기록한 이후 14시즌 동안 프로농구 무대에서 수많은 선수들의 슛을 막아냈고 결국 1000개를 채웠다.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소감은.
하기전엔 별것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 기분 좋아진게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너무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다.
-블록슛을 할 때의 상황은.
블록슛을 할 수 있다는 100% 확신이 있었다. 잭슨을 따라가는데 이전엔 수비수들을 한번 보고 들어오는데 그땐 그냥 들어오더라. 타이밍이 100%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수비가 붙어줘서 잘 블록슛을 했던 것 같다.
-통계를 보니 서장훈의 슛을 가장 많이(38번) 막았던데.
장훈이 형과 10시즌을 함께 했다. 같은 포지션이라 경기할 때마다 서로를 막았다. 내가 가장 많이 블록슛을 했지만 장훈이 형에게 득점도 많이 허용하고 리바운드도 많이 뺏겼다.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그런 숫자가 나온 것 같다.
-3쿼터까진 무득점이었는데.
오늘 벤슨과 맥키네스가 흥분을 많이해서 가라앉히는데 노력을 했다. 공격에서는 리딩하는데 주력했고, 수비 땐 슛 막는데 노력했다. 전광판을 보는데 계속 득점에 0이 찍혀 있어서 오늘 무득점도 좋으니 블록슛이나 하나 하자고 생각했었다. 4쿼터에 3점슛은 오늘 슛 감각이 좋았는데 기회가 없었다. 마침 기회가 왔는데 수비도 떨어져 있어서 자신있게 쏜게 들어갔다.
-기억에 남는 블록슛이 있나.
데뷔 첫 경기의 첫 블록슛이다, 그때가 LG와의 원정경기였다. 그때 첫 득점, 첫 리바운드, 첫 블록슛을 다 했었다. 첫 블록 상대가 라이언 페리맨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통산 최다 득점에 대한 생각은.
장훈이형의 기록(1만3231점)은 힘들 것 같고, 목표는 추승균 감독님의 1만19점을 목표로 해야할 것 같다. 그러나 양쪽(두경민 허 웅)에서 터지면 힘들 수도 있다.(웃음)
-대기록에 의미가 있다면.
항상 기록에 욕심없다. 팀이 우선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렇게 기록이 쌓인 것을 보면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이 쌓인 것은 내가 열심히 한 보상이다. 특히 블록슛은 한국 첫번째 기록이라 큰 자부심과 함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꼭 깨지기를 바란다. 후배가 넘어서야 내가 처음 한 1000블록이 의미가 있다. 10년 뒤에는 나오지 않을까.
-기록을 깰 후보가 있다면.
신장과 점프를 보면 김종규나 이종현이 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KBL에 영향력을 미칠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고양=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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