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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의 잠자던 근육은 어떻게 깨어났을까.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2-27 11:52


김태술이 26일 삼성전에서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KBL

김태술(전주 KCC)이 또 한 번 코트를 지배했다.

2015~16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가 열린 26일 전주실내체육관. 31분08초를 뛴 김태술은 10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7점 8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펄펄난 뒤 또 한 번 화려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최근 "잠자던 근육이 깨어나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날도 모든 근육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KCC 유니폼을 입은 김태술은 사실 그동안 부진했다. 이전 팀인 서울 SK, KGC와는 전혀 다른 팀 색깔. 포인트가드로서 갈팡질팡했다. 그는 상대의 지역 방어를 가장 잘 깨는 선수로 유명하다. 빅맨의 스크린을 활용한 미들슛으로 득점도 곧잘 올렸다. 하지만 KCC에서는 그 만의 장점이 사라졌다. 평범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그러다가 허버트 힐의 합류로 팀도 살고 김태술도 살았다. 픽&롤을 하면서 내외곽 찬스를 만드는 정통 포인트가드로 돌아왔다. 그는 "힐이 트레이드로 합류하고 처음 치른 동부전(12월11일)이었다. 1쿼터를 뛰면서 '맞아. 내가 이런 농구를 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잠자던 근육이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힐과 호흡이 좋아지면 팀 순위도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KCC는 안드레 에밋-힐 체제로 7경기 4승3패를 기록했다. 처음 2경기에서 동부, 인천 전자랜드에 내리 패하다가 최근 5경기에서는 4승1패로 상승세다. 이 기간 KCC 선수들은 유독 웃으며 경기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김태술도 그동안 볼 수 없던 감각적인 패스를 시도하면서 어시스트 개수를 늘리고 있다. 시야가 넓어졌고 플레이에 여유도 넘친다는 평이다.

26일 2쿼터 막판 나온 장면이 대표적이다. 김태술은 쿼터 종료 41초 전 골밑에서 자리잡고 있는 하승진에게 정확한 패스를 했고, 하승진이 라틀리프를 상대로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며 경기 분위기를 KCC 쪽으로 가져왔다. 그는 이외에도 김민구, 에밋, 힐 등의 움직임을 살려 적절한 타이밍에 찬스를 만들어 줬다. 팀도 1쿼터 12-18로 뒤지다 2쿼터부터 일방적인 흐름으로 삼성을 제압했다.

추승균 KCC 감독도 김태술에 대해 "우리 팀에는 에밋이라는 출중한 선수가 있다. 다만 이 선수가 너무 빠른 템포로 공격을 하다 실패하면 상대에게 쉬운 속공 찬스를 내준다"며 "에밋에게만 볼이 집중되지 않게 김태술이 컨트롤을 잘 하고 있다. 힐이 합류한 뒤 김태술의 경기력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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