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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한 '두목 호랑이'는 정말 무섭게 변했다.
또 하나, 외곽 수비도 좋지 못했다. 아시아 무대를 보면 중국, 이란은 상대가 스크린 플레이를 할 때 스위치 디펜스를 가동한다. 미스 매치가 발생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기술과 자신감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 특히 이승현과 김종규, 이종현 등 어린 선수들이 전혀 대비가 안 됐다. 필리핀과 같은 빠른 선수들을 만나면 번번이 당했다.
하지만 결국 이승현은 자신의 경쟁력을 키웠다. 3점슛을 장착했고, 외곽 수비력이 좋아졌다. 협력 수비로 빠른 선수를 막는 요령까지 생긴 단계다. 이 때문에 유재학 감독은 "이승현처럼 열심히 하는 선수는 드물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동광 대표팀 감독도 제28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최종 명단에 그의 이름을 넣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김 감독은 골밑과 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그의 능력을 높이 샀다.
그는 이번 대회 3점슛 성공률이 42.9%(6/14)다. 양동근, 조성민 등이 있기 때문에 시도 자체가 많지 않지만 던지면 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경계심을 상대에게 확실히 심어줬다. 또 중동 선수들을 상대로도 힘에서 밀리지 않으며 자신감도 얻은 듯 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시아선수권을 치르고 있는 한국이 앞으로 국가대표를 이끌어 갈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독기 품은 이승현은 정말 무섭게 성장했다.
창사(중국 후난성)=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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