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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가 잘했지만 서울 SK 나이츠가 못한 경기이기도 했다. 다가오는 시즌, SK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를 만천하에 노출한 경기가 됐다.
하지만 연세대 선전에 맞물려 SK의 경기력이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멤버만 놓고 보면 무조건 이겨야 했다. 외국인 선수로도 등록된 적이 있었던 이승준을 포함해, 이동준, 김민수, 박승리 등 4명의 귀화혼혈선수가 뛰었다. 국가대표 가드 김선형도 있었다. 선수들의 경험, 사이즈, 구성 등을 봤을 때 당연히 승리를 기대하게 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연세대의 패턴 플레이가 멋있게 성공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작전도 좋았지만 이를 막지 못한 수비 탓이라고 봐야 한다. 프로팀이라면 아마추어 후배들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막아줘야 했다. 예를 들면, 기본적인 2대2 백도어 컷도 막지 못했다. 허 훈이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도 2대2 수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돌파가 좋은 허 훈이 빠른 스피드로 수비들을 헤집어 놓으면, 자신에게 미들슛 찬스가 나거나 자신에게 붙은 수비수를 피해 동료에게 패스를 이어주는 상황이 반복됐다.
물론, 외국인 선수가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은 수비가 매우 훌륭하고 이타적인 선수다. 그가 골밑에 서면 수비 중심이 설 수 있다. 또, 이승준과 동준 형제가 동시에 코트에 서는 시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 상황 수비에 가장 문제를 드러내는 선수가 두 형제다. 열심히 안해 수비가 안된다면 차라리 괜찮다. 투입을 안하면 된다. 그런데 이 두 형제도 농구 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 단, 열심히 하는 만큼 효율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확실한 건, 외국인 선수 혼자 농구하는 게 아니다. 국내 선수 중심이 무너지면 어떤 팀도 이길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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