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판세를 읽었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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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규리그에서 KB스타즈는 우리은행의 확실한 대항마였다. 물론 신한은행과 KB스타즈 모두 상대전적 4승3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KB스타즈가 우리은행에 입힌 데미지는 컸다.
2월 12일, 6라운드 경기도 KB스타즈가 웃었다. 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3연승, KB스타즈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되자, "매치업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양팀은 고르게 매치업이 되는 편이다. 신한은행의 장신 라인업처럼 미스매치를 유발시키는 경우는 없다. 힘 대 힘으로 붙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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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감독은 또한 "오히려 수비하는데 있어 맨투맨으로도 승부를 걸 수 있다. 존과 맨투맨 디펜스를 같이 준비할 수 있고, 선택의 폭이 있다"고 말했다. KB스타즈가 신한은행을 제압한 건 새롭게 꺼낸 '1-1-3 지역방어'의 힘이 컸다. 하지만 매치업에서 밀려 대인방어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상황에 따라 효율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위 감독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매치업이 서로 맞는다. 장신선수 세 명이 같이 나올 수 있는 신한은행이 버거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KB스타즈는 우리은행 상대로 3연승을 거뒀을 때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 철저한 준비로 우리은행 선수 개개인을 묶었다. 서 감독은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색깔이 뚜렷하다. 개인적인 습관이 있다. 팀 플레이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조직된, 많은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부분이 있다"며 "그런 습관적인 부분을 파고 들었다. 임영희를 무득점으로 막는 성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 감독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3연패 당시에는 팀 내부적으로 선수들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는 "KB스타즈 입장에서는 우리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우리의 준비가 소홀했다. 선수 개개인 컨디션도 좋지 않다. 정규리그와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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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감독은 KB스타즈의 이러한 분석에 대해 "당시에는 프레스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때 경기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다. 챔피언결정전까지 남은 시간이 많아 체력적 우위도 없다. 우리도 이제 KB스타즈 상대로 준비를 한다. 우리도 플레이오프를 치렀다고 생각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해보겠다"고 했다.
양팀은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위 감독의 말대로, KB스타즈는 챔피언결정전까지 4일이란 시간을 벌었다. 주전 의존도가 다소 높은 KB스타즈지만 회복할 여유가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도 이승아 이은혜 등 부상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왔다. 양팀 모두 최대치를 보여줄 준비가 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