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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변연하, 35세 노장이 살아가는 법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3-15 19:54



"나이가 많다보니…"

KB스타즈 변연하는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포워드이다. 1980년생으로 올해 벌써 만 35세에 이른다. 예전처럼 풀타임으로 뛰기에는 체력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승부사 기질은 다분하다. 또 슈터이지만 가드가 약한 소속팀에선 리딩가드 역할까지 맡고 있다. 여전히 '팔방미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변연하가 15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풀타임에 가까운 36분여를 뛰며 팀내 가장 많은 14득점에 5리바운드로 맹활약, 팀의 54대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KB스타즈는 신한은행과의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5전 전패를 당했던 수모를 갚으며 챔프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말 그대로 혈전이었다. KB는 신한은행의 높이에 대항하기 위해 1-1-3의 변형된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외국인 선수가 골밑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리바운드를 따내는데 집중하는 대신 앞선인 변연하와 홍아란이 대부분의 외곽 슈터 수비를 전담해야 하는 것이다. 홍아란이 수비에서 더 많이 뛰기는 했지만 변연하는 리딩 역할과 동시에 3쿼터에서 골밑 공격이 여의치 않자 3개의 3점포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결국 역전승을 일궈내는데 일조를 했다.

변연하는 이날 4개의 3점슛을 성공, 역대 플레이오프 3점슛 갯수에서 박정은(삼성 코치)이 가지고 있는 101개를 2개 뛰어넘은 103개를 기록했다. 현재 뛰고 있는 선수 가운데 이 부문 2위가 한채진(KDB생명)의 28개이니 향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변연하는 "나이가 많다보니 기록을 깨는 것 같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변연하는 이날 날카로운 신경전 때문에 충돌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에서 스스로 나서는 '맞언니' 역할도 했다. 변연하는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없으니 문제가 생기면 모두 내 뒤로 숨으라 했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며 웃었다.

변연하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당시 신한은행 소속이었던 우리팀의 스트릭렌의 원맨쇼를 막지 못해 떨어졌다. 스트릭렌에 '너 때문에 지난 시즌 못 올라갔으니, 올 시즌은 덕분에 올라가자'고 얘기했고 꼭 그러겠다는 답도 들었다"며 "외국인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2차전에서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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