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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는 좀 다르다. 그런 말들을 많이 한다.
농구는 5명이 경기를 하지만, 동시에 팀 스포츠다. 즉, 개개인의 능력치 뿐만 아니라 팀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력, 응집력, 코칭스태프과 선수가 함께 해야 하는 전술능력 등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은 '효율성'과 '(1차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공헌도'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정리될 수 있다. 플레이오프가 정규리그와 확연히 다른 점. 팀 스포츠에서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더욱 중요해지고, 부각된다.
가드(키워드: 압박)
SK가 즐겨쓰는 전술은 '1-4'다. 헤인즈를 중심으로 SK는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변기훈이 군 입대 때문에 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마땅한 슈팅가드가 없다. 이현석과 박형철이 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활용도는 미지수다.
결국 김선형을 주전 포인트가드(백업 주희정)로 배치, 4명의 포워드(박상오 박승리 김민수 헤인즈)를 활용하는 전술이 SK의 메인 전력이다.
전자랜드는 투 가드 시스템이 기본이다. 그런데 확실한 주전이 정영삼 외에는 없다. 정영삼의 경우에도 몸상태 때문에 승부처에서 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에 박성진 김지완 슈팅가드에 정영삼 정병국 등을 기용한다. 여기에 포워드지만 가드같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차바위까지 가세할 경우, 스리 가드 시스템과 같은 포메이션이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이 지점의 불균형이다. SK는 1가드를 쓰기 때문에 김선형의 리딩에 따라 팀 전체적인 움직임 자체가 바뀐다. 헤인즈가 리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김선형이 불안할 경우 패스게임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전자랜드는 기본적으로 어떤 가드를 배치하든 압박에 능하다. 특유의 팀 컬러다. 물론 예외적으로 박성진은 득점력이 좋지만, 수비력은 다소 떨어진다. 즉, 박성진의 경우 전자랜드의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분명 전자랜드는 SK의 1가드에 대한 압박을 엄청나게 할 것이다. 결국 이 부분을 김선형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최대관건이다. 이번 시리즈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 요소다. SK가 전자랜드의 압박을 당하지 못하면, 2가드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SK의 최대강점인 포워드진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생긴다. 전자랜드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된다. 외곽 압박이 승부의 1차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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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경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전자랜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의외로 쉽게 SK가 3전 전승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왜 이런 극과 극의 예상이 나올까.
전자의 예상은 전자랜드 가드진의 압박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고, 후자의 예상은 SK 포워드진의 전체적인 높이가 전자랜드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는 관점이 녹어들어가 있다.
위에서 지적한대로 SK는 포워드진이 많다. 박승리는 가드의 수비에도 능하고, 박상오는 팀내 유일한 믿을 만한 슈터다. 김민수 역시 올 시즌 내외곽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전자랜드의 포워드진은 SK에 비해 약하다. 정효근 이현호 , 리카르도 포웰 등이 있다. 포웰은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수비력이 좋지 않다. 이현호는 반대 케이스. 주태수는 컨디션이 아직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정효근은 기대 이상의 성장을 했지만,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는 신인이다.
전자랜드가 2가드 시스템을 쓸 경우, 미스매치가 어쩔 수 없이 생긴다. 박상오와 박승리에게 돌아가면서 생길 수 있다. 이 부분은 전자랜드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전자랜드는 이런 미스매치 때문에 지역방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평균적 높이가 좋은 SK가 많은 리바운드를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 결국, 미스매치 상황에서 어떤 효율적인 득점을 뽑아내느냐가 SK 입장에서는 승부의 최대관건이다.
센터(키워드 : 활용폭)
일단 두 팀의 센터 코트니 심스(SK)와 테런스 레더(전자랜드)는 세컨드 옵션이다. SK는 정규리그 내내 '심스 활용법'을 찾았지만, 여전히 불완전하다. 반면 레더의 경우 시즌 막판 활용폭이 커졌다.
SK 입장에서는 심스가 10분 안팎을 효율적으로 버텨야 한다. 전자랜드는 레더가 예상보다 잘해줄 경우, 포웰과 비슷한 출전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다.
만약 레더의 컨디션이 더욱 좋아진다면, '골밑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대체적인 높이가 뛰어난 SK지만, 레더가 들어오면 SK의 1-4 시스템에서 1대1로 막을 선수가 없다. 그럴 경우 심스가 투입되어야 하지만, 그가 전자랜드 강한 압박에 고전한다면, SK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즉, '레더와 심스의 활용폭'에 따라서 경기력이 요동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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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SK 입장에서는 그럴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는 박승리다. 물론 정규리그 때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일단 그는 내외곽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공격력과 함께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전자랜드의 압박에 맞설 수 있는 뛰어난 순발력과 스피드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전자랜드가 1대1 대인방어를 할 때 미스매치가 나올 수 있는 선수는 박상오와 박승리가 확률이 높다. 지역방어를 설 때, 전자랜드는 박상오보다는 박승리에게 좀 더 헐거운 디펜스를 할 수 있다. 결국 박승리가 공수에서 터진다면,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대책이 없다.
전자랜드는 김지완이나 정효근이 될 확률이 높다. 김지완은 가지고 있는 기량에 비해 과소평가된 선수다. 클러치 능력을 가지고 있고, 몰아치기를 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매우 빠르다. 즉, 전자랜드 압박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선수다. 정효근은 준수한 스피드와 높이, 그리고 3점포를 가지고 있다.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무기가 없다는 단점이 곧 어떤 부분에서도 터질 수 있다는 장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선수다. SK 포워드진의 물량공세에 버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포워드다. 게다가 승부처를 즐기는 적극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