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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여자 프로농구에서 삼성 블루밍스와 하나외환, KDB생명 등 3개팀은 '봄 농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들 팀에겐 지난 시즌에 이은 2년 연속이다. 각 팀으로 나눠 살펴봐도 삼성이 2년, KDB생명이 3년, 그리고 전신인 신세계 시절까지 포함해 하나외환이 4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순위 경쟁에서 탈락한 3개팀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내년 시즌 이후를 대비한 팀의 재건이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선 주자는 하나외환이다. 하나외환은 지난 4년간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대신 신인 드래프트에선 상위권 순위의 선수를 많이 뽑아올 수 있었다. 강이슬 신지현 등과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하나외환의 미래라 할 수 있다.
전력이 약한 팀의 특성상 이들은 1군 데뷔 2~3년차에임에도 불구, 베스트 5로 대부분의 경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승부처에선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히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이슬은 경기당 평균 10.7점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선 6번째로 높은 득점을 올려주고 있으며, 3점슛 갯수와 성공률은 단연 1위를 달리며 에이스 김정은과 상포를 형성하고 있다. 2년차에 불과한 신지현은 여전히 보완할 점이 많이 있지만, 과감한 리딩과 슛 시도에선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인 김이슬도 차곡차곡 경기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고 있어 하나외환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베스트 5 가운데 최고 연장자가 만 28세의 김정은일 정도로 젊은 팀 컬러를 유지하고 있어 내년 시즌 이후가 더 기대된다.
FA로 영입, 슈팅가드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박하나에게 가끔씩 리딩을 맡기기도 하지만 능력이 떨어지는데다 본인의 슛 감각마저 떨어지고 있어 한계가 있다. 올해로 9년차를 맞는 박태은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지만 지난 2011~2012시즌을 정점으로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2년전 박정은의 은퇴 이후 슈터 부재도 아쉬운 대목이다. 8년차 고아라도 24분 가까운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만 경기당 평균 5득점도 채 되지 않고, 3점슛 성공률도 1할대에 머물고 있다. 본인의 특기인 골밑 돌파를 계속 주문하고 있지만 좀처럼 자신감을 찾지 못하며 벤치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트레이드로 2년전 영입한 배혜윤이 골밑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고 3년차 신예 유승희가 아직 설익지만 당돌한 플레이로 출전 시간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내년을 기대케 하는 힘이다.
KDB생명은 노장 센터 신정자를 신한은행에 트레이드를 할 수 있을만큼 4년차 센터 김소담에 대한 믿음이 크다. 올해 23분 가까이 뛰면서 경기당 6.5득점-3.17리바운드를 해내고 있다. 아직 골밑에서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부족하고 신정자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팀에서도 트레이드 카드로 가장 먼저 탐낼 정도로 든든한 자원이다. 노현지, 최원선, 구 슬, 김시온 등은 시즌 후반부터 계속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지만 한채진 조은주 등 베테랑들의 자리를 꿰찰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벤치 전력 가운데선 가장 탄탄한 라인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KDB생명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