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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화려한 재능농구로 KGC를 완벽히 제압했다.
LG는 김시래(13득점, 9어시스트) 김영환(12득점), 김종규(18득점, 5리바운드) 등 6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했다.
●1쿼터=제퍼슨 '초저속' 백코트
KGC는 시즌 첫 4연승 도전이다. 아직 6강에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다. 결국 두 팀은 총력전이다.
12-10으로 LG가 앞선 1쿼터 6분경. 골밑슛을 시도하던 제퍼슨과 수비수의 접촉이 있었다. 그러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KGC의 공격. 이때 판정에 불만이 있던 제퍼슨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채 항의한 뒤 뒤늦게 어슬렁 어슬렁 백코트를 했다. 오심 여부에 상관없이 프로로서 이해할 수 없는,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백코트였다. 이 부분은 일시적으로 LG 팀 분위기와 동료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KGC는 리온 윌리엄스의 골밑공격으로 동점. 오세근과 박찬희의 속공으로 연속 8득점.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제퍼슨은 2분을 남기고 윌리엄스의 수비를 제친 뒤, 반칙도 불사한 채 블록슛을 뜬 오세근의 수비를 뚫고 뛰어난 제공력을 이용해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냈다. 느릿한 백코트와 대비되는 극과 극의 장면. 하지만 1쿼터 KGC는 22-15로 앞선 채 끝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경기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퍼슨의 돌출행동이 결국 마이너스가 된 LG의 1쿼터.
●2쿼터=폭발한 재능농구
문태종의 3점슛을 시작으로 LG의 강력한 탤런트 농구가 나왔다. 쇼 케이스같은 경기력이었다. 제퍼슨이 최현민의 거친 파울을 뚫고 뛰어난 바디 밸런스로 반칙을 얻으며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김종규의 화려한 왼손 레이업 슛과 김시래의 서커스 레이업 슛이 터졌다. 제퍼슨의 미드 레인지 점퍼, 그리고 김시래의 칼날같은 어시스트 패스를 받은 김종규가 주특기인 오른쪽 사이드 긴 미드레인지 점퍼를 작렬시켰다. 게다가 문태종의 화려한 스텝 백 3점포까지 터졌다.
KGC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순식간에 37-22, 15점 차로 벌어졌다. KGC는 5분30초간 무득점.
그런데 제퍼슨의 돌출행동이 또 한 차례 나왔다. 제퍼슨이 KGC의 수비를 꿰뚫는 칼날같은 패스를 했다. 패스를 받은 양우섭은 순간적으로 골밑 득점 찬스가 났지만, KGC의 센터진 견제 때문에 머뭇거렸다. 이때 제퍼슨은 양우섭의 플레이에 불만을 품고 격한 제스처를 취했다. 물론 팀동료의 분발을 위해 코트에서 감정표현을 할 순 있다. 올 시즌 NBA 오클라호마시티 케빈 듀란트는 팀동료 제레미 램이 미스매치가 난 자신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지 않자, 격한 질책성 동작을 보였다. 그 후 골밑돌파로 수비를 모아놓은 뒤 램에게 3점슛 오픈 찬스를 제공, 다시 램의 머리를 두드리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이같은 경우는 강인한 리더의 모습. 하지만 제퍼슨의 경우 자신의 플레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짜증섞인 모습이 더 강했다. 메시와 교체될 때 제퍼슨은 또 다시 양우섭에게 '왜 슛을 쏘지 않았냐'는 제스처를 취했고, 양우섭이 오히려 다가가서 제퍼슨을 진정시키는 모습.
결국 LG는 45-33, 12점 차로 역전에 성공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3쿼터=지켜봐야 할 메시 활용법
KGC는 3쿼터 초반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 17분48초를 소화한 오세근이 그대로 나왔다.
메시가 후반전 먼저 출전한 LG는 순조로웠다. LG의 전력이 강한 이유는 제퍼슨의 너무나 강력한 공격력 뿐만 아니라 재능 넘치는 포인트가드 김시래와 리그 최고 수준의 높이를 지니고 있는 김종규, 그리고 베테랑 포워드 김영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종규의 경우 아직까지 테크닉은 부족하지만, 미드 레인지 점퍼를 장착해 더욱 체크하기 쉽지 않다. 김종규의 2득점과 김영환의 3득점이 터졌다.
경기 전 LG 김 진 감독은 "골밑 수비가 부족한 제퍼슨의 약점을 메시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메우겠다"고 했다.
메시는 강력한 몸싸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더블팀이 들어올 경우 적절한 패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김종규의 덩크슛을 연결했고, 유병훈의 골밑 컷 인 득점을 도왔다. KGC의 순간적인 수비가 부족한 부분이 겹쳐지면서 메시가 버틴 LG는 3쿼터에 오히려 더 점수를 벌렸다. 71-53, 18점 차의 LG 리드. '메시의 활용법'이 좀 더 유연해진 모습. 하지만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과연 LG의 플레이오프 상대가 될 수 있는 모비스, 동부는 강한 포스트와 함께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 오히려 메시에게 볼을 투입한 뒤 공격을 시작하는 LG의 변함없는 공격패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4쿼터=김종규 그림같은 앨리웁 덩크
KGC는 특유의 압박수비를 가동했다. 양희종이 3점슛 2방을 연달아 꽂았다. 12점 차로 좁혔다. 그러자 LG는 메시 대신 제퍼슨을 투입했다.
하지만 KGC는 오세근의 점프슛과 테일러의 자유투 2득점, 그리고 이정현의 슛으로 73-81, 8점 차까지 추격했다. 8~10점 차의 공방이 계속됐다. KGC가 6점 차까지만 접근하면, 충분히 반격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오세근의 골밑슛을 제퍼슨이 강력한 블록슛으로 막아냈다. 오세근은 파울이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김시래가 띄워준 롭 패스를 김종규가 그대로 앨리웁 덩크슛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승리를 결정짓는 축포였다.
KGC는 힘 대결에서 LG에 역부족이었다. 박찬희 양희종 등 강한 압박 수비가 강점이지만, 조직적 수비에서는 허점이 있다. 오세근은 제 컨디션이 아니고, 국가대표 차출(양희종 박찬희) 외국인 선수의 교체(조셉 테일러) 등의 여파로 여전히 팀의 중심이 약하다. 사실상 KGC의 6강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LG의 경우 강한 전력을 갖췄지만, 아직도 불완전 연소를 하는 모습이다. 남은 정규리그에서 어떻게 유기적인 경기력을 이끌어 올리느냐가 플레이오프 성적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