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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kt 감독은 요즘 "자존심이 상한다"고 했다. 지난 9일 KGC전에 앞서 전 감독은 옛날 얘기를 했다. "TG삼보 시절엔 구단이 힘들어 어떻게든 팀을 꾸려가려 애를 썼고, 원주 동부 시절엔 성적도 냈다. 동부에 있을 때 구단과 늘 좋은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스로 스트레스에 직면하지는 않았다. 한데 요즘은 나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주 과로로 입원했다 복귀했다. 상태는 생갭다 심각했지만 재빨리 손을 쓴 덕택에 금방 건강을 회복했다.
"오늘(9일) 오전에 훈련을 했다. 선수들에게 '6강도 좋고, 우승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농구인생은 정말 길다. 1분 1초에 집중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냥 선수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꼴찌에 머물러 있는 이상민 삼성 감독이 허재 감독의 자진사퇴 사실을 전화해 알려주고, 자신은 자칫 잘못하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원신세를 졌던 일련의 일들이 전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2002년 TG 삼보 사령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여 첫 6시즌 동안 3차례나 정상을 밟았던 '농구의 신'. 2009년부터 KT로 자리를 옮겨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며 꼴찌였던 kt를 5시즌 동안 4번이나 4강으로 이끄는 탁월한 지도력도 과시했다. 플레이오프 최다승(41승) 기록은 현존 최고 감독인 유재학 모비스 감독(40승)을 능가한다.
하지만 전창진 감독은 꽤 지쳤다며 고개를 떨군다. 농구 감독, 정말 '극한 직업'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