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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쿼터 종료 1분6초를 남기고 15-18로 뒤진 동부의 공격. 가드 박지현이 가운데 외곽에서 3점슛을 던졌다. 공은 림을 맞고 왼쪽으로 튀어올랐다. 이때 동부 김주성이 전자랜드의 수비를 제치고 공을 낚아챈 뒤 외곽으로 패스, 다시 공격을 이어갔다. 역사적인 순간,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김주성의 대기록 달성에 대한 행사가 이어졌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과 동부 김영만 감독이 꽃다발을 준비했다.
김주성은 중앙대 시절 독보적인 센터로 군림하며 2002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TG삼보(현 동부)에 입단했다. 당시 전창진 감독(현 KT 감독)이 1순위 지명권을 받는 순간 두 손을 불끈 쥐고 환호성을 질렀을 정도로 김주성은 대단한 존재였다.
김주성은 데뷔해인 2002~2003시즌 8.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대형 신인으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다음 시즌에는 그 수치를 8.9개로 높였다. 장신 외국인 선수들이 장악하고 있던 골밑 싸움서 토종 센터로 활약상을 이어가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는 또 대학 시절부터 대표팀 단골 멤버로 뽑혀 두 차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구기도 했다. 2002년 부산대회와 2014년 인천대회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주성은 "(기록을 세워)기분 좋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4000리바운드와 장훈이형의 기록도 남아있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아니라도 후배들이 내 기록을 넘어서 장훈이형 기록까지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경기에서는 전자랜드가 80대75로 승리했다. 전반을 35-31로 앞선 전자랜드는 3쿼터서 정병국과 정효근의 활약을 앞세워 56-5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 동부가 한때 동점까지 만들었으나, 70-65로 앞선 전자랜드는 경기종료 1분3초를 남기고 정영삼이 3점슛 시도때 파울을 유도하며 얻은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동부는 김주성(20점, 6리바운드)의 대기록 달성에 만족해야 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