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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시즌 반환점 4라운드가 중요한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12-24 12:00



지난 13일 춘천호반체육관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신한은행전에서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끈 우리은행 임영희가 경기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WKBL

'사실상 우승 경쟁 끝?'

여자 프로농구의 4라운드가 24일 시작된다. 4라운드는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4라운드는 시즌의 반환점이다. 6개팀이 3라운드까지 15경기씩을 소화한 가운데 앞으로 3경기씩만 더하면 시즌의 절반을 소화하는 것이다.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팀은 단연 우리은행이다. 3라운드까지 단 한번도 지지 않고 개막 후 15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이 부문 최고 타이 기록을 세웠고 24일 삼성 블루밍스전에서 16연승이라는 신기록에 도전한다. '개막 후 15연승' 기록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삼성전에서 새로운 역사가 나올 수 있으니 그 자체로도 흥미가 있다.

사실 현재 우리은행의 기세를 막을 팀은 보이지 않는다. 신한은행이 3라운드에서 예년의 기량을 선보이며 막판까지 우리은행을 밀어붙였지만 결국 승리는 우리은행의 몫이었다. 26일 신한은행과 다시 만나는데, 만약 이 경기마저 승리한다면 우리은행은 계속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우리은행이 4라운드에서도 전승, 20승까지 승수를 쌓을 경우 사실상 시즌 1위 경쟁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주전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지만 않는다면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짓고 챔피언 결정전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팀들이 굳이 승산이 적은 우리은행전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순위가 비슷한 라이벌전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중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우선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은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외국인 선수 브릴랜드가 부상으로 한달 가까이 결장하기 때문이다. 한창 해외 리그도 진행중이라 대체 선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크리스마스는 테크니션 포워드라, 상대팀 외국인 센터를 막기는 힘에 부친다. 그렇다고 하은주에게 이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연습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경기에만 뛰고 있는 하은주는 이제 하락세가 뚜렷하다. 15분 이상을 뛰기도 벅찬데다, 공수 모두에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KB스타즈 역시 주포 변연하가 빠진 상태이지만 22일 신한은행전에서 승리,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변연하와 심성영을 대신해 뛰고 있던 김유경마저 이날 경기에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시즌 아웃까지 되며 승리의 어드밴티지가 반감된 상태다. 변연하가 돌아오기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3위 자리는 지켜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

삼성은 3라운드 우리은행전에서 25점차의 완패를 당한데 이어 신한은행전에서 계속 리드를 이어가다가 버저비터를 맞고 패하며 2연패로 흔들리고 있다. 24일 우리은행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하필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공동 5위 KDB생명과 하나외환을 2~3일 간격으로 만난다. 3라운드 하나외환전에서 연장전 끝에 패한 적이 있기 때문에 리매치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KDB생명과 하나외환은 4라운드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면 올 시즌도 '봄 농구'에 초대받지 못한다. 다행히 두 팀 모두 조건은 이제 갖춰진 상태다. KDB생명은 주전 가드 이경은이 발가락 부상에서 회복, 21일 하나외환전에서 드디더 복귀했다.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호흡은 완벽하지 못했지만 최장신 센터 테일러에게 공을 제대로 배급,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여의치 않을 경우 본인이 직접 공격에도 가담, 13득점이나 기록했다. 무엇보다 동료들이 이경은의 복귀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다시 생긴 모습이다. 이연화가 오랜만에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상승세를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외환 역시 김정은과 외국인 선수 토마스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두 주포가 돌아오다보니 그동안 팀 외곽을 주로 전담했던 강이슬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토마스가 주로 기용되면서 가드 심스는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대신 2년차 신예 신지현이 출전 시간을 대폭 늘려가면서 계속 발전되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외환은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6개팀 가운데 가장 젊기 때문에, 경기별로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한번 기세를 탈 경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된다.

어쨌든 이번 라운드에서 사실상 1위를 확정지을 가능성이 높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곤 나머지 5개팀들에는 이번 4라운드도 고난의 행군이 될 것 같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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