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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한 윤호영이 옳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12-01 06:00


"힘든 건 마찬가진데 다리가 나가더라."

동부 프로미 윤호영은 지난 28일 부산에서 열린 KT 소닉붐과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아예 부산에 내려가지도 않았다. 윤호영은 숙소에 혼자 남아 휴식을 취했다.

몸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 오른쪽 발목과 무릎, 허리 등이 좋지 않은 윤호영은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보니 참고 뛰었다. 갈수록 몸이 나가지 않는 것을 느낀 윤호영은 지난 25일 KGC전을 마친 뒤 김주성 등 선배들과 상의를 했다. 김주성은 "1경기만 보지말고 길게 봐야 한다"고 조언을 했고, 다음날에도 몸이 좋지 않자 윤호영은 김영만 감독을 찾아가 다음 경기에 쉬고싶다는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휴식을 줬다. 동부가 2연패 중인 상황이었기에 윤호영의 결장은 악재일 수밖에 없었지만 김 감독도 길게 봤다. "장기레이스니까 남은 게임이 중요한 것 아닌가. 선수 몸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호영이 빠진 동부는 KT에 패해 3연패를 했다.

그 상황에서 30일 8연승 중인 SK 나이츠를 만났다.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동부의 87대61 대승이었다.

한경기를 쉬었던 윤호영은 이날 팀내 두번째로 많은 16득점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16득점은 자신의 이번시즌 최다득점 타이기록. 지난 10월 24일 SK전서도 윤호영은 16득점을 했다. 평균 8.84득점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만큼 윤호영의 공격 가세에 동부의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고, SK의 수비는 더욱 무너졌다.

김 감독도 "윤호영이 몸이 회복되니 몸놀림이 다르더라. KGC전엔 걸어다녔는데…"라며 1게임을 쉬게해준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웃었다.

윤호영은 "팀이 연패중인 상황에서 쉬고 싶다고 말씀드리는게 너무 죄송했지만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말씀드렸다"면서 "감독님께서 아쉬워하시면서도 들어주셔서 더 감사했고, 죄송했다"고 했다.


쉬는 동안 기본적인 치료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했지만 가장 많이 한 것은 잠을 푹 잔것이었다고. "요즘 잠을 잘 안자는데 며칠 쉴 땐 잠만 잔 것 같았다"라고 했다. 본인도 쉰 것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뛰면서 힘든건 같은데 다리가 나갔다. 그 전에는 다리가 안나가서 힘들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지만 오늘은 다리가 나가더라"고 했다.

윤호영은 이날까지 19경기를 뛰면서 평균 33분여를 뛰었다. 동부에서는 가장 많이 뛰는 선수다. 몸이 성치 않은 가운데 가장 많이 뛰니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윤호영은 체력적인 부분도 자신이 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나보다 나이 많은 형들도 뛴다"는 윤호영은 "그렇게 뛸 수 있을만큼의 몸과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니까 그렇게 뛸 수 있으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서울 SK의 경기가 열렸다. SK 헤인즈(오른쪽)가 동부 윤호영에 앞서 루즈볼을 잡아내고 있다.
잠실학생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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