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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부활하는 동부, 젊어지고 높아졌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11-04 09:26


동부가 3일 오리온스를 꺾고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동부는 이번 시즌 확실한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의 가세와 두경민 허 웅 등 젊은 가드진들의 성장으로 부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오리온스 트로이 길렌워터를 제치고 슛을 시도하고 있는 사이먼.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원주 동부의 최고 전성기는 아마도 2011~2012시즌일 것이다.

당시 동부는 '역대급' 기록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최단 기간(123일) 및 최소 경기(47경기) 우승, 시즌 최다승(44승), 사상 첫 8할 승률(0.815), 시즌 최다연승(16연승) 등의 금자탑을 쌓으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성-로드 벤슨-윤호영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가 위력적이었다. 거기에다 질식 수비를 앞세워 '동부 산성'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상 처음으로 평균 60점대 실점(67.9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동부는 추락을 거듭했다. 2012~2013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니 2013~2014시즌에는 최하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윤호영의 군입대, 외국인 선수 실패, 주전들의 노쇠화 등 여러가지 이유가 겹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 동부가 살아나고 있다. 김영만 감독 체제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동부는 3일 고양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5연승을 달렸다. 동부가 5연승을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 13일 이후 1025일만이다. 시즌 초 하위권이었던 순위가 단독 3위가 됐다. 이날 현재 선두 모비스와는 불과 1경기차다. 모든 것이 김 감독의 계산대로 흘러가고 있다.

경기 후 김 감독의 표정은 만족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우리는 수비가 안되면 안되는 팀이다. 오늘 70점 이상 준 것은 문제"라고 엄살을 부리면서 "리바운드와 수비가 앞서니까 이길 수 있었다. 특히 2점슛 성공률이 굉장히 좋았고, 벤치 멤버도 고루 잘했다"고 밝혔다. 전력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다.

동부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다. 2년차 가드 두경민과 신인 허 웅이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날 두경민은 접전중이던 3쿼터서 결정적인 3점포 2개를 터뜨렸고,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층 안정된 리딩 실력을 보였다. KCC 허 재 감독의 아들로 주목받는 허 웅은 9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올렸다. 지난 1일 KGC전에서는 입단 이후 가장 많은 33분31초를 뛰면서 16득점, 6리바운드의 빛나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두 선수에게 출전시간을 더욱 늘려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우리팀은 고참 선수들이 많아 젊은 선수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경민이는 스피드와 득점력이 있고, 존디펜스를 잘 이해한다. 1번(포인트가드) 또는 2번(슈팅가드)이 될 수 있다. 웅이는 테크닉과 슛이 좋고 돌파력도 있다. 수비에서는 맨투맨에 강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의 '맏형'인 김주성은 팀의 상승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주성은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의 존재를 꼽았다. 그는 "사이먼이 가운데서 잘 버텨주니까 5명이 로테이션을 돌던 움직임을 3~4명이 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쉽다. 여기에 경민이와 허 웅도 수비에서 프레스를 잘 해주고 선수들 전체가 잘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이먼은 키 2m4의 정통 센터로 지난 2010~2011시즌 KGC에 몸담은 바 있고, 4년만에 국내코트로 돌아와 동부에서 확실하게 골밑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날도 21분58초를 뛰며 1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확실하게 지켰다. 김주성은 사이먼에 대해 "예전의 로드 벤슨보다 사이먼의 가치가 높다. 사이먼이 느린 것 같아 보이지만, 의외로 순발력도 좋다. 중거리슛도 던질 수 있어 사이먼의 활용도가 더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젊어지고 높아진' 동부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당분간 상승 곡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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