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제는 프로농구다.
|
고참으로 대표팀 선수들을 이끌었던 김주성과 양동근 모두 한 목소리로 '변화'를 외쳤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농구월드컵에서는 5전 전패로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김주성은 "월드컵에서 몸싸움이나 개인 기술이 월등히 차이가 났다. 선수들 각자 시간을 투자해 개인 기술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 골밑에서 몸싸움은 물론, 외곽에서의 몸싸움도 심했다"고 밝혔다.
프로농구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그치지 말고, 꾸준한 개인 훈련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몸싸움과 개인 기술에서 부족한 부분을 절실히 느낀 듯했다.
|
이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혼자 주어진 시간에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한 시간이었다"며 "농구라는 종목 자체가 몸싸움이 있는 스포츠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선수들이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대표팀을 이끈 유재학 감독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년간 대표팀을 이끌면서 '몸싸움'과 '기술'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릴 때 기술을 배워야 하고, 성인 농구에선 그 기술을 펼쳐보여야 한다. 어렸을 때 기술을 배우지 않고, 성인 농구에서 배우는 게 문제"라며 "학원 스포츠에 대한 투자, 전임감독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로농구 규정 자체가 몸싸움을 허용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농구의 재미가 서로 부딪히는 격렬함에도 있다. 외국 선수들은 몸싸움할 때 '아' 소리를 내는 선수가 없더라.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부딪히면 습관적으로 '아' 소리부터 낸다. 습관적으로 몸싸움을 거부한다. 규정 자체가 바뀌어야 그걸 바꾸는 힘이 생기고, 적응력이 생길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선 귀 기울여야 하는 목소리들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취하기 보다는 리그의 성장,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즌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