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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가 불가능했던 문태종 "나는 한국에서 왔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9-27 17:06


27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4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가 열렸다. 필리핀에 승리를 거둔 후 한국 문태종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9.27.

경기가 끝난 뒤 모든 포커스는 문태종에게 맞춰졌다.

한마디로 대단했다. 1975년생, 올해 한국나이 40세다. 더욱 경이적인 경기력이었다. 그는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8강리그 2차 필리핀전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32분16초를 코트에 머물러 있었다. 체력적인 부담이 극심했다. 하지만 뺄 수가 없었다. 전반 10점 차로 뒤졌고, 3쿼터에는 16점차까지 났다. 경기내내 박빙이었다. 때문에 문태종에게 체력조절의 여유를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슬픈 한국농구의 자화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문태종은 더욱 대단했다.

6개의 3점포와 성공률 100%를 기록한 10개의 자유투. 38득점을 기록했다. 문태종은 경기가 끝난 뒤 미소를 띄며 "국가대표 경기에서 가장 좋았던 활약"이라고 했다.

필리핀 기자가 그에 대한 프로필에 대해 물었다. 첫번째 질문은 "어디에서 왔냐"였다. 아시아 농구는 귀화선수, 혼혈선수가 많다.

그는 "나는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어머니가 한국사람, 아버지가 미국 사람이다. 유럽에서 주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38세라는 나이에 필리핀 취재진도 놀랐다.

그는 명백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문태종은 "시작하면서 던진 3점슛 2개가 들어가 슛감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기내내 슛 기회를 적극적으로 노렸다"고 말했다.


그에게 인천 삼산체육관은 홈코트나 다름없다. 한국프로무대의 시작은 인천을 연고로 하는 전자랜드였다. 그는 "3년 동안 삼산체육관을 홈으로 쓴 것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필리핀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경기장 열기가 매우 뜨거운 점은 매우 좋은 부분이었다. 그런데 필리핀 관중들의 응원열기가 더 커서 약간 실망스럽긴 했다. 이해는 된다. 2~3주 전에 예매가 모두 끝났다고 들었다. 그래서 열성적인 필리핀 팬들이 현장에서 표를 더 많이 사서 입장하신 것 같다. 우리 가족들도 예매가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뒤늦게 현장 판매분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늘 표를 사서 입장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빈센트 레이예스 감독은 문태종에 대해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슛을 던졌다. 어떤 곳에서도 정확했다"고 말했다.

그의 슛은 끝까지 추격할 수 있는, 16점 차의 대역전승이 가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유재학 감독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내내 문태종에게 훈훈한 미소를 보냈다. 유 감독은 "문태종의 슛이 끝까지 추격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고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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