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 나이츠는 정상에 서기에 2% 모자랐다.
문 감독은 감독대행을 포함해 이번이 4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이번시즌은 위기감을 가지고 시작했다. "우리팀 전력분석이 선수 구성과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이번 시즌 순위에서 우리가 5∼6위권으로 나왔다"는 문 감독은 "많은 팀들의 전력이 높아져 절대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라며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다.
단기전에 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생각한 것은 전원 공격. SK는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를 중심으로 공격이 이뤄졌다. 단기전엔 더더욱 둘에게 공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고 상대는 그 둘에 대한 봉쇄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문 감독은 "공격에서 둘에게 편중된 것을 이번 시즌엔 넓혀보려고 한다"면서 "박승리나 박상오 주희정 등을 이용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의 시스템을 완성시키는 것이 이번 전지훈련의 목표"라고 했다.
문 감독은 변기훈이 빠지는 슈팅 가드 자리에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주희정을 1번에 놓고 김선형을 2번에 기용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고, 박상오와 박승리를 넣어 1가드-4포워드도 할 계획"이라면서 "3점슛이 문제인데 신재호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신재호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지난시즌 입단한 프로 2년차. 대학 득점왕 출신으로 SK 공격에 도움이 될 듯.
신재호와 함께 문 감독은 박승리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승리는 워낙 기본기가 약하고 한국 농구에 적응이 안돼 지난 시즌에는 수비와 리바운드만 주문했었다"는 문 감독은 "이제는 좀 눈을 뜬 것 같다. 공격 때 어디로 가야 하고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알아가고 있다. 슛의 성공여부를 떠나 팀 전술에 녹아드는 것이 좋다"라고 했다.
수비에선 심스를 중심으로 한 전술을 포함시켰다. 2-3 지역방어다. 문 감독은 "2-3 지역방어는 심스를 뛰게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고 했다. SK의 대표적인 수비 시스템인 3-2 드롭존에선 심스가 맞지 않았다. 심스가 있을 때 상대의 빠른 가드들이 픽앤롤로 무너뜨리기가 쉬웠기 때문. 결국 심스는 공격에서 도움이 되는 선수였지만 수비에 대한 한계로 인해 헤인즈보다 출전시간이 적으 수밖에 없었다. 문 감독은 "심스가 2-3 지역방어로 가운데에 있으면 상대가 픽앤롤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이번 시즌 심스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3-2 드롭존에 대해선 "상대가 이를 깨기 위해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것 아닌가. 앞으로도 계속 다듬을 생각"이라고 했다.
연세대에서 함께 뛰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이상민 삼성 썬더스 신임 감독에 대해 "이상민 감독에게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해줬는데 이 감독이 자기 것이 있고 승부욕도 강해 잘해낼 것"이라면서도 "삼성에겐 다 이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냉정한 승부를 말했다.
문 감독은 변경된 룰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정도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시즌은 바뀐 룰로 인해 작전타임과 선수 교체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대학 팀과 경기서 적응해보려 했는데 쉽지 않더라. 또 바뀐 공에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선수시절엔 내가 골을 넣고 하는 것이 좋았는데 지도자를 해보다보니 내가 직접 뛰지는 못하지만 내가 지도한 선수들이 해줘서 성공했을 때의 희열이 더 큰 것 같다"는 문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가장 큰 희열을 맛볼 수 있을까. 어바인 전지훈련이 그 시작이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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