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명불허전' 모비스 수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8-14 13:41


남자 프로농구 모비스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프로농구를 지배했다. 이런 결과를 만든 요인은 무척 많지만, 그 핵심은 바로 철통같은 수비력이다.

지난 2013~2014 정규시즌에서 모비스는 경기당 평균 69.5점을 허용했다. 한국 남자 프로농구 10개 팀 중에서 유일한 60점대 실점이었다.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 감독은 매 상황별로 맞춤형 수비 전략을 만들어놓고 선수들에게 숙지시켰다. 그 덕분에 가장 적은 실점을 했고,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다.

이런 모비스의 특징적인 농구 스타일이 대만 존스컵에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작 8명의 '미니 선수단'이 참가했고, 게다가 유재학 감독이 대표팀 훈련을 지휘하느라 함께 오지 못했지만 팀컬러는 변함이 없다. 김재훈 코치는 마치 유 감독의 '아바타'가 된 것처럼 선수들에게 수비를 강조한다.

그 결과 모비스는 이번 존스컵에서 선전하고 있다. 13일까지 3승2패를 거두며 4위에 올라있다. 비주전선수 위주로 구성된 '8인의 결사대'가 만든 놀라운 성적이다. 공격력 면에서는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뛰어난 활약에 송창용 전준범 등의 위력적인 외곽슛이 이런 성적의 바탕이 됐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역시 '수비'다.

12일 일본전과 13일 이란전의 연승 행진 속에서 그 비결이 금세 드러났다. 일본은 경기 초반 모비스를 압도했다. 외곽슛이나 골밑 돌파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전준범과 송창용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며 모비스는 전반을 밀리지 않고 마쳤다. 그러다 3쿼터에 일본이 승부수를 던졌다.

모비스 선수층이 얇다는 점을 노리고 전면 강압수비를 펼쳤다. 체력을 고갈시키겠다는 작전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작전은 모비스 수비의 계산 범위 안에 있었다. 모비스는 한박자 빠른 패스로 일본의 전면 강압수비를 격파했다. 송창용은 "이미 전면강압 수비를 만날 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다 준비된 상태였다.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고 했다.

13일 이란전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이란은 장신 군단이다. 라틀리프가 "신체 조건이 정말 좋고 공격적인 팀"이라고 할 정도다. 그로 인해 모비스는 팀 리바운드에서 36-49로 뒤졌다. 하지만 경기는 74대69로 이겼다. 상대의 득점 기회를 철저히 봉쇄한 덕분이다. 김 코치는 "원래 우리에게는 여러가지 수비작전이 있다. 이란전에는 원래 전면강압수비를 쓰려고 했다가 선수들의 체력 고갈이 우려돼 존디펜스로 바꿨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빈틈없는 모비스의 존디펜스에 이란은 의미없는 슛을 남발하면서 자멸했다.

모비스는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해서는 큰 욕심이 없다. 전지훈련 성격이기 때문이다. 비주전선수들이 경험을 탄탄히 쌓는다면 그걸로 만족이라고 했다. 김 코치는 "망신만 안당하게 3승쯤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표는 이미 초과달성이다. 모비스의 탄탄한 수비력은 이미 전세계 팀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


타이페이(대만)=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