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기 제8대 KBL(한국프로농구연맹) 총재는 요즘 농구인들 사이에서 '호랑이 영감님'으로 통한다. 그는 지난 1일 새 KBL 수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취임 일성으로 '재미있는 농구'를 하기 위해 심판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외쳤다. 그 강도가 무척 강했다. 일부에선 김영기 총재의 실천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판들의 반발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후 약 3주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김영기 총재를 23일(한국시각) 2014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열리고 있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다시 만났다. 취임식 후 두번째다. 김 총재는 나이(78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좀더 구체화된 얘기를 토해냈다. 취임식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현재의 농구를 변화시키기 위한 몇 가지 구상이 분명했고, 잘 짜여져 있었다. 말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2명 보유에 1명 출전만 허용하는 현 규정도 바꾸고 싶다고 했다. 더 볼만한 농구 콘텐츠를 위해 자국 선수 보호도 좋지만 외국인 선수를 동시에 2명 출전하도록 해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이런 아이디어를 2005년 외인 드래프트 이전에 10팀과 상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
그가 생각하는 심판 개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총재는 국내 농구의 발전을 위해선 심판들이 달라져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취임식 때 심판들은 농구 상품의 마지막 품질 관리자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심판들이 잘못했던 걸 바로 잡겠다고 했다. 최근에 심판위원장에 유희형씨를 새로 선임했다. 유희형 신임 심판위원장은 지난 2003년~2004년 김영기 총재가 처음 KBL 수장으로 있을 때 함께 일을 했었다. 당시에도 유희형씨는 심판위원장이었다.
김 총재는 "앞으로 심판 재교육과 평가 방법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다. 내가 여기 라스베이거스와서 미국 심판들을 보고 느낀게 많다. 코트에서의 똑바른 자세와 경기를 마치고 그들끼리 서로 비디오 녹화 그림을 보면서 서로를 평가하는 걸 보고 놀랐다. 우리도 심판들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빠른 농구' 위한 룰 개정
그는 제도를 바꾸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미 이재민 KBL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2014~2015시즌 전에 경기 규칙 개정 작업을 지시해놓았다. 한마디로 거침없는 행보다.
김 총재는 "우리 남자농구는 그동안 미국 NBA 규정을 그대로 따라했다. 그런데 우리 남자농구가 국제대회를 나가면 FIBA 룰을 따라야 한다. 두 룰이 큰 차이는 없는데 우리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이번 시즌부터 FIBA 룰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FIBA 룰을 적용할 경우 WKBL 처럼 심판 판정 항의, 작전 타임 횟수 등이 지난 시즌과 달라질 수 있다. 기존 감독들의 강한 판정 항의 모습 등은 줄어들 수 있다. FIBA 룰에선 감독은 판정 항의를 주장을 통해서 하게 돼 있다.
또 김 총재는 국내 농구가 재미있기 위해서 빠른 농구를 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래야만 경기당 평균 득점도 70점대에서 90점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은 73점이었다. 다수의 농구팬들은 평균 득점이 너무 적다고 불평했다. 김 총재는 평균 득점을 90점대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걸 위해 공격 시작 후 8초내 반칙 시 무조건 자유투 2개를 주는 규칙 등을 새롭게 적용시킬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네바다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