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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 유재학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얌전하게 농구하는 걸 무척 싫어한다. 그는 신장과 힘에서 밀리는 토종 선수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더 악착같이 몸싸움하고 한발 더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대표팀의 목표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유재학 감독은 우승 후보 이란 중국 필리핀 등과 싸워 승리하기 위해선 강력한 몸싸움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1차전에서 대패한 후 선수들을 향해 '왕자농구'라는 용어를 사용해 일갈했다. 왕자 처럼 너무 멋지게만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나무랬다. 그 대상은 대학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종현(고려대) 최준용(연세대) 등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을 자극하는 차원에서 질타했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
그는 "이종현 최준용 2명 만 보고 한 건 아니다. 우리 한국 선수들 전체가 그런 왕자농구를 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다수가 몸싸움을 피하려고 하고 편하게 농구를 하려고 한다"면서 "우리 농구가 왕자농구에 젖어 있다. 우리 선수들이 요즘 성장하는 과정이 문제고, 또 규칙도 우리 선수들을 스스로 약하게 만든다. 요즘 국제 경기를 해보면 엄청난 몸싸움은 기본이다. KBL 리그 자체도 몸싸움이 강한 농구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BL 심판 콜(판정)이 강한 몸싸움을 하도록 내버려두질 않는다고 말한다. 조금의 신체 접촉에도 너무 쉽게 심판 휘슬이 울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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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완성도를 80% 정도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100%는 힘들다. 스페인 농구 월드컵(8월말)까지 해서 최대한 조직력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조만간 최종 엔트리(12명)를 결정해야 한다. 주전들의 윤곽은 다 나왔다. 백업 선수를 골라야 하는데 주전과 실력차를 줄이는게 과제다.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선수 중 2~3명 정도를 추려내야 한다. 일부에서는 포워드 중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유재학 감독은 "아직 누굴 제외시킬 지 정하지 못했다. 선수를 거명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대한농구협회는 21일 뉴질랜드 원정을 갔던 대표 선수 중에서 이승현 최준용 최진수(상무) 장재석(오리온스)을 빼고 김태술 하승진(이상 KCC) 허일영(오리온스)을 새롭게 합류시켰다.
대표팀은 25일과 27일 대만과 2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29일과 31일에는 뉴질랜드를 국내로 불러 평가전을 치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