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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깜짝 사퇴, 그럼 누가 KBL 차기 수장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5-15 16:41


한선교 KBL 총재는 모두의 예상을 깨트리고 깜짝 사퇴를 발표했다. 6월말 임기까지 마치고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진제공=KBL

다수의 예상을 깨트리는 깜짝 선언이었다. 한선교 KBL 총재(55)가 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6월 30일 임기까지만 KBL을 이끌겠다고 했다.

한선교 총재는 15일 KBL센터에서 하루 전 자신이 자청한 기자회견에선 사퇴를 선언했다. 연임 의지를 접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왜 한선교 총재는 연임을 포기했을까

KBL 규정에 따르면 총재 임기 만료 한달 전까지 새 총재를 선출하게 돼 있다. 그는 올초부터 기자들을 만나 경선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재신임을 묻고 싶다고 했다. 경선에는 불참하겠다고 입장 정리를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선에 불참하는 건 물론이고 재추대를 해오더라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올초부터 이번 임기를 끝으로 KBL 총재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 능력이 부족했다. 국회의원으로서 KBL 총재직에 전념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KBL 총재 선출 권한은 정관에 따라 10개 구단의 구단주가 갖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구단주의 위임을 받은 구단 단장들이 한표씩을 행사한다. 지난 13일 10개 구단 단장들이 첫 비공개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구단들의 표심이 갈렸다고 한다. 한 총재는 그 모임에서 자신의 재추대 쪽으로 뜻이 모아지지 않자 연임 포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의 의지를 확인하고 재추대가 어렵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말을 뒤집고 경선에 참가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한 총재는 지난 2011년 6월 전 육 당시 KBL 총재와 경선 끝에 2차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수장이 됐다. 그는 경선 이후 구단간의 불협화음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재임을 시도할 때는 절대 경선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총재 선거 때마다 경선이 이뤄진다면 선거 후폭풍으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사진제공=KBL
누가 차기 8대 총재가 될까.


한선교 KBL 총재가 사임과 연임 포기를 동시에 선언하면서 향후 새 KBL 총대 선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임이 유력했던 한 총재가 스스로 수건을 던졌다. 모두가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안준호 전무도 15일 한 총재가 사임을 발표하기 직전에서야 총재의 의중을 알았다. 10개 구단도 뒷통수를 얻어맞은 분위기다.

KBL 총재 선출은 10구단 구단주들의 모임인 총회에서 정하게 돼 있다. 경선으로 갈 경우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7표 이상을 얻을 경우 당선이 된다.

최근 구단 단장들은 한 차례 모임을 가졌다. 그 모임에서 구단의 이해가 엇갈렸다고 한다. 한 총재가 원했던 재추대쪽으로 뜻이 모아지지 않았다. 구단이 생각하는 차기 총재에 대한 의견이 달랐던 것이다.

현재 농구인들 입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3명 정도다. 김인규 전 KBS 사장(64)이 이미 농구인, 언론인 그리고 일부 구단들과 접촉했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이미 상당한 지지표를 획득했다는 루머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공개적으로 KBL 총재 경선 참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한선교 총재가 사퇴 기자회견에서 제3대 수장이었던 김영기 전 총재(79)를 이상적인 인물로 거론했다. 한 총재는 농구인 출신인 김영기 전 총재를 만나 이번 경선 참가를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김 전 총재는 경선 참가 의지가 약한 상태다. 그는 지난 2003년 12월 20일 SBS와 KCC 경기 몰수패 사건의 책임을 지고 총재직에서 물러났었다. 이인표 KBL 패밀리 회장(71)도 경선 참여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구단들은 이제부터 다시 주판알을 튕길 것이다. 누구를 총재로 선임해야 한국 농구 발전을 도모하면서 구단의 이익도 가져올 지를 고려해서 표를 던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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