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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LG 세이커스 감독(53)은 이번 2013~2014시즌과 함께 계약이 종료된다. 그는 2011년 4월 LG 구단과 손잡았다. SK 나이츠 사령탑에서 중도 하차한 후 1년 4개월여를 야인으로 지내면서 미국 연수까지 다녀온 후 현장으로 복귀했다. 첫 시즌(2011~2012) 7위, 아쉬움이 컸다. 지난 시즌(2012~2013) 8위,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받기 위해 고의로 져주기를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계약 마지막인 이번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 진 감독은 지난 9월 30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 김종규를 잡으면서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가드 김시래, 포워드 문태종, 외국인 선수 제퍼슨에 높이를 보강해줄 토종 센터 김종규까지 데려왔다. 그리고 기존의 기승호 양우섭 박래훈 김영환 등이 버티고 있었다.
이 구슬들을 잘 꿰는 게 김 진 감독이 할 일이었다. 이번 시즌 전, 전문가들은 LG를 우승 후보로까지 보지 않았다. 빅3(모비스 SK 동부) 다음 전력으로 봤다. 4명의 주전이 전부 새로운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김 진 감독은 이 어린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알고 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주었다. 다그치지 않았다. 화내지 않았다. 욕하지 않았다.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도 목소리 톤을 낮추고 조곤조곤 선수들에게 주문을 하나하나 다 해줬다. 그리고 머리가 복잡할 것 같은 선수들을 경기 전날 만나서 확실한 임무를 숙지시켰다.
김 진 감독은 시즌 막판 모비스 SK와 사상 유례가 없는 피말리는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었다. 지난 2일 SK전에선 문경은 감독과의 벤치싸움에서 승리했다. 7일 모비스와의 사실상 우승 결정전에선 '만수' 유재학 감독을 눌렀다. 9일 KT전 승리까지 놀라운 13연승으로 LG 구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연출했다.
그는 포커페이스에 능하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늘 모범 답안 같은 얘기만 한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