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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의 재도약을 노렸던 노장 김동광 감독(61). 안타깝게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하지만 또다시 무기력해진 삼성이었다. 주축 선수인 이시준과 임동섭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드, 포워드 포지션에서 궂은일을 해주던 두 사람이 빠지자 조직력이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다시 연패가 이어졌다. 그래도 6강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김 감독은 팀 재정비에 나섰다. SK로부터 포워드 김동우를 받아왔고, 동부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드래프트 1순위 외국인 센터 허버트 힐까지 영입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선택한 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힐 합류 후 두 경기 연속 완패하며 8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 감독이 경기 도중 땀을 뻘뻘 흘리며 작전 지시를 해도 선수들의 경기력은 바뀌는게 없었다. 김 감독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었고, 결국 김 감독은 마지막 반전의 카드로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선택을 하게 됐다.
김 감독은 2004년 삼성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8년 만인 지난 2012년 4월 삼성 감독으로 재취임했다. 역대 프로스포츠에서 한 번 물러났던 감독이 재취임하는 보기드문 일이었다. 최하위로 떨어진 팀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김 감독의 노련한 지도력과 카리스마가 필요했고,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고의 패배 파문으로 농구판이 어지러운 가운데도 끝까지 승부욕을 발휘, 팀을 6강에 올려놓으며 다시 한 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