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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천적' 모비스, 63일만에 선두 도약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2-24 21:50


12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3-2014 프로농구 모비스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잠실학생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2.12.

"지역 방어는 밖에서 깨면 되죠."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별명은 '만수'다. 수많은 노림수와 작전을 머릿속에 품고 있으면서 이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상대를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모비스가 매 경기 다양한 작전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은 유 감독이 수많은 패턴을 연습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유 감독의 진가는 24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동부 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모비스는 효과적인 외곽슛을 앞세워 동부에 84대72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모비스는 시즌 19승(8패)째를 올리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SK를 0.5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모비스가 단독 선두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지난 10월 22일 이후 63일 만. 더불어 2012년 3월 4일 이후 동부전 10연승으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경기 초반은 동부 페이스였다.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팀의 중심인 김주성의 컨디션이 회복된 동부는 이승준과 크리스 모스 등을 김주성과 함께 나란히 투입해 모처럼 '트리플 포스트'를 가동했다. 여기에 이광재와 박지현이 앞선을 맡아 지역 방어 체제로 1쿼터에 임했다.

여기에 모비스가 걸려들었다. 트리플 포스트가 리바운드를 걷어낸 뒤 재빨리 속공으로 연결하면서 초반 동부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뒤늦게 모비스는 문태영과 라틀리프의 슛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1쿼터는 10-20으로 뒤진채 마쳐야했다.

하지만 2쿼터부터 유 감독의 맞춤 작전이 펼쳐졌다. 상대의 지역방어를 무너트리려면 패스 워크를 통해 외곽슛을 성공해야 한다는 작전. 2쿼터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잘 하는 함지훈을 투입해 변화를 일으켰다. 여기에 식스맨 박구영이 정확한 3점포를 연달아 터트리며 결국 동부의 수비를 무너트렸다. 박구영은 2쿼터에서 3점슛 4개를 던져 100%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14점을 넣었다. 함지훈도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결국 모비스는 전반을 42-35로 뒤집은 채 마쳤다. 동부가 준비한 작전은 더 이상 모비스에 통하지 않았고, 승부는 사실상 이 시점에 끝났다.

유 감독은 "오늘은 모처럼 선수들의 외곽슛이 잘 터져줬다. 특히 박구영이 제 몫을 다해줬다. 초반에 상대의 지역방어에 당황했지만, 외곽슛으로 해법을 찾았다"며 승리 비결을 밝혔다. 반면 이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는데, 2쿼터 이후 상대 움직임을 놓친 게 아쉬웠다"는 소감을 내놨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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