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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웁-3점만 난사하는 올스타전, 반성 필요하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2-23 09:41


의미없는 앨리웁 슛의 연속에 3점포 난사만….

한국프로농구 최근 몇년 간의 올스타전을 한줄로 요약하면 위의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팬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이벤트가 올스타전이라지만, 지금같다면 굳이 치를 필요가 없어 보인다.

2013~2014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2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10개구단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드림팀과 매직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렀다. 경기 외에 다양한 이벤트도 벌어졌다.

하지만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을 찾은 관중수는 8863명에 그쳤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올스타전이 열리면 관중들로 꽉 들어찼던 잠실실내체육관이지만 이제는 옛날 얘기다. 관중이 없는 이유는 딱 하나다. 재미가 없어서다.

아무리 스타급 배우들을 캐스팅한다 해도, 스토리가 재미없는 영화는 망하는 사례가 여러차례 있었다. 올스타전도 마찬가지다. 주연배우들의 캐스팅은 화려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무언가가 없었다.

먼저 본 경기. 선수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시즌 도중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부상이라도 당했다가는 큰일이다. 하지만 몸을 사려도 너무 사린다. 자신들은 "열심히 뛰었다"고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제로다. 아무 의미 없는 앨리웁 플레이 만이 난무하고 허무한 외곽슛 난사만 이어진다. 상대 수비를 안한다고 표현하는게 정확하겠다. 올스타전이라고 해서 공-수를 느슨하게 하란 법은 없다. 다만 속공 덩크 찬스에서 상대 선수가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라고 수비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던가, 가드 포지션의 선수가 센터 선수를 상대로 포스트업 플레이를 하는 등의 변칙 플레이 정도가 용인되는 것이었다. 맥빠진 경기를 보여달라는게 팬들의 외침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전태풍, 이승준, 김종규, 정영삼, 리카르도 포웰 정도의 선수 만이 창의적이고 열성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정도였지 나머지 선수들에게서는 전혀 의욕을 느낄 수 없었다. 점수차가 줄어든 4쿼터 7분여를 남기고 잠깐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마저도 점수차가 조금 벌어지자 곧 식어버리고 말았다.

KBL도 제도적인 부분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챔피언결정진 진출 팀의 올스타전 소속팀이 다르다면 올스타전 승리팀에 홈 어드벤티지를 주는 식의 방법을 벤치마킹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제도적으로 복잡하다면 상금을 화끈하게 풀어서라도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게 주관 단체의 의무다.

최근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90년대 후반 프로축구 올스타전 경기를 재방송해주고 있다. 7만이 넘는 관중들이 잠실 주경기장을 꽉 채웠다. 안정환, 이동국, 고종수 등 당대 스타들이 출전하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당시 경기를 보면 그라운드에 서있는 22명의 선수 모두가 팀 승리를 위해 정규시즌을 방불케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고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니 팬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농구도 이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다면 팬들에게는 엄청난 감동을 안길 수 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경기가 형편 없으면 실망은 더욱 커지는 법이다. 최근 올스타전을 지켜본 팬들이라면 내년에는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올스타전도 명백한 공식 경기다. 경기가 가장 주라는 얘기다. 그 메인 이벤트가 팬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선수들과 팬들의 토크 콘서트, 팬미팅 등의 행사를 하는게 더욱 큰 호응을 얻을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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