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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양동근은 확실히 '이기는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다.
그는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믿음직한 주전 포인트가드. 게다가 소속팀 모비스에서도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다.
그는 올해 32세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부상을 당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발뒤꿈치 부상을 입었다. 순간적인 일이기도 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부상복귀 이후 그는 실전감각이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 8일 오리온스전에서는 25분11초를 뛰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아직까지 부상여파가 남아있는 상황. 그는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다. 경기 중 슈팅 밸런스를 잡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별다른 변명이 없는 스타일. 여전히 굳건히 버티고 있지만, 힘든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가 없는 동안 모비스는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대성이 양동근의 공백을 잘 메웠지만, 양동근이 없는 모비스는 확실히 불안했다.
컨디션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있는 단계.
결국 14일 창원 LG전에서 폭발했다. 그는 14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그렇게 폭발적이지 않다.
하지만 두 가지 장면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3쿼터 초반 49-31, 18점 차로 앞서 있던 모비스는 두 차례 LG의 맹추격을 받았다. 3쿼터 4분57초를 남기고 LG는 9점차까지 점수차를 줄였다. 완연한 LG의 상승세였다.
이때 양동근은 날카로운 골밑돌파로 LG의 상승세를 차단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양동근은 LG 가드진의 끈질긴 수비를 뚫고 또 다시 레이업 슛을 성공시켰다.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1개도 성공시켰다. 양동근의 연속 5득점은 LG에게 치명타.
하지만 LG의 힘도 무시할 수 없었다. 경기종료 57초를 남기고 2점차까지 추격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두 차례의 공격권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간을 흘려보낸 뒤 양동근과 벤슨의 2대2 공격을 지시했다. 양동근의 미드 레인지 점퍼나, 벤슨의 골밑돌파 반칙을 얻기 위한 의도.
침착하게 시간을 흘려보낸 양동근은 스크린을 받아 3점슛 라인 중앙에 섰다. 그런데 LG 가드진은 2대2 공격을 대비, 순간적으로 양동근에게 3점슛 찬스를 내줬다. 양동근은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중앙 3점슛을 쐈다. 그리고 그 슛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사실상 승리를 확정짓는 슛.
결국 두 차례의 승부처에서 나온 양동근의 뛰어난 승부사 기질이 모비스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양동근은 "아직 팀 특유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경기 막판 LG의 추격을 허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슛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덤덤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LG전을 통해 양동근은 컨디션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모비스가 더 강해진다는 의미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