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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KT 소닉붐의 플레이 스타일은 팬들 사이에서 '양궁 농구'로 불린다. 주로 공격이 외곽에서 많이 이뤄지는 걸 빗대서 말하는 것이다. 3점슛을 많이 시도하는 KCC도 KT와 같은 과로 분류된다.
하지만 3일 삼성전(62대69 패)에선 완전히 달랐다. 3점슛 성공률이 15%로 뚝 떨어졌다. 27번 시도해 4개만 림에 꽂혔다. 해결사 조성민은 3점슛을 6개 시도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결국 6득점에 그쳤다.
상대팀들은 KT의 양궁 농구를 막기 위해 전방 압박 수비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나온다. 슈팅 가드 조성민을 꽁꽁 묶는 게 첫번째 수비다. 한 명의 전담 마크맨을 붙일 때도 많다. 조성민의 동선을 읽고 나온다. 또 조성민이 편안한 자세에서 공을 받지 못하게 계속 괴롭힌다. 그럴수록 조성민은 더 많이 이리저리 움직일 수밖에 없다. 움직임의 폭이 넓어질수록 체력은 더 빨리 떨어진다. 체력이 고갈되면 슈팅할 때 점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정확도도 떨어지게 돼 있다.
KT는 시즌 전 전문가 예상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KT는 시즌 초반 예상를 뛰어넘는 선전을 하고 있다. 3일 현재 12승9패로 4위. 승률 5할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높은 정확도의 양궁 농구 덕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별로 기복이 있지만 3점슛 성공률을 40%이상 유지하고 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잘 이겨내고 있다. KT는 심리치료 전문가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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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우승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골밑에서 통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 시즌 2점슛 성공률은 48%. 골밑이 강한 모비스, LG는 성공률이 55%에 육박한다. 경기당 평균 4.4득점에 머물러 있는 장재석, 정통 센터와는 거리가 있는 아이라 클라크의 분발이 필요하다. KT는 팀 리바운드에서 경기당 30개로 최하위다.
골밑에서 승부가 안 된다고 판단된다면 결국 KT도 양궁 농구에 수비 농구를 접목시켜야 더 강해질 수 있다. 좀더 강한 압박수비로 경기당 평균 실점을 현재의 73점에서 70점 아래로 떨어트려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