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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포웰의 유쾌함, 중국에서도 인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9-29 09:19


전자랜드 용병 리카르도 포웰이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실감해 화제다. 스포츠조선 DB

세 시즌째 국내 코트에서 뛰게 되는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30)은 '참 유쾌한 친구'라는 말을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도 말을 많이 하고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말없이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순간을 포착하기 힘들다. 코트에서 그가 의사소통을 하는 이들은 동료, 상대 선수, 심판 등 다양하다. 그런 면이 상대를 기분나쁘게 하거나 집중력을 흐트린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동료든 적이든 심판이든 뭐라고 지적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외국인 선수의 자질 가운데 중요한 것중 하나는 선수들과의 관계다. 장난도 치고,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손짓발짓 써가며 소통을 하는 것이 기존 선수들과 팀워크를 다지는 좋은 방법이 된다. 포웰은 기쁨, 슬픔, 아픔, 놀라움 등의 감정을 국내 선수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을 때도 많다.

뿐만 아니라 농구 실력에서도 확실한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인-아웃 플레이가 모두 되고 굉장히 눈치가 빠르다. 머리가 영리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금세 알아듣는다"고 했다.

그런 포웰이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27일 중국 산둥성 자오저우체육관에서 열린 칭다오 더블스타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친 후 전자랜드 선수들은 코트에서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런데 일부 관중이 코트로 들어오더니 포웰을 가리키며 막 웃는 것이었다. 청소년 팬들 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팬들도 여럿 보였다.

손에는 모두 스마트폰을 들고 포웰이 코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이윽고 이들은 둘셋씩 짝을 지어 조심스럽게 포웰의 곁으로 가더니 기념 촬영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위의 눈치를 보던 이들도 점점 포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짓던 포웰은 못이기는 척 포즈를 취하더니 금세 활짝 웃으며 촬영에 응해줬다. 20여명의 팬들이 포웰과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

포웰이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일까. 포웰은 지난 2008~2009시즌 전자랜드에서 뛴 후 재계약에 실패해 중국리그(CBA)에서 한동안 활약한 적이 있다. 중국은 워낙 농구 인기가 높기 때문에 이들 역시 몇 년 전의 그 '포웰'을 기억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날 경기에서 포웰이 보여준 쇼맨십이었다. 다이나믹한 포웰의 플레이가 지방의 중소도시 중국팬들의 눈에는 신선했던 모양이다. 파울을 하거나 당할 때, 다양한 표정으로 몸짓을 써가며 의사표현을 하는 포웰의 익살스러움에 관중석에서는 연신 웃음소리가 쏟아졌다.
자오저우(중국 산둥성)=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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