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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소속인데 상대팀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고?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9-06 09:03 | 최종수정 2013-09-06 09:03


모비스 소속인데 상대팀을 응원한다?

모비스의 전지훈련이 이어지고 있는 LA. 모비스는 LA에서 현지 선수들로 구성된 연합팀과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시즌 대비에 한창이다. 그런데 미국 현지 연합팀과 치르는 이 연습경기에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숨어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모비스와 맞붙는 연합팀은 그야말로 현지에서 급하게 꾸려진 팀이다. 현지 코치에게 페이를 지급하면 그 코치가 직접 팀을 꾸리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오합지졸 팀으로 보면 안된다. 프로팀과 맞붙어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당장 이번 연합팀에 KGC에서 뛰었던 로드니 화이트가 참여했다. 지난해까지 NBA 현역 선수가 시즌 대비를 하기 위해 참가한 적도 여러번이다. 특히, 이번 전지훈련 3번째 연습경기에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NBA 슈퍼스타 출신 길버트 아레나스가 출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선수 개개인의 수준만 놓고보면 오히려 모비스 선수들에 앞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그런데 경기 결과가 예상 밖이었다. 보통 모비스가 미국 전지훈련을 와 4경기를 하면 승률 5할이 안되는게 보통이었고, 4패를 하고 돌아간 적도 있었는데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1, 2차전 모두 대승을 거뒀다. 2일 열린 1차전에서는 113대74로 승리했다. 2차전에는 상대가 조금 더 강한 멤버를 꾸려왔는데도 99대84로 이겼다.

시즌 전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는 자체가 모비스에는 반가운 소식. 하지만 모비스 소속으로 팀의 대승을 안타깝게 여기는 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모비스 이도현 과장. 이 과장은 현지 팀 섭외부터 홍보업무까지 미국에서 전천후로 활약 중이다. 그런데 왜 모비스 소속으로 팀 승리에 즐거워하지 않는 것일까.

사연이 있다. 이왕 전지훈련을 온 거, 유재학 감독은 상대가 강하면 강할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비싼 값을 치르고 먼 곳까지 훈련을 온 효과가 있기 때문. 그런데 상대 팀 전력이 떨어져 손쉬운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훈련 효과가 절감되는게 당연하다. 그래서 모비스가 승리하면 이 과장이, 패하면 선수들이 유 감독에게 한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이 과장은 "미국에 올 때마다 마음 속으로 몰래 상대팀을 응원한다"며 웃고 말았다. 물론, 선수단이 어떻게든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 과장이기에 당연히 상대팀을 응원한다는 말은 진심이 아니다.


LA=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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