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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용병 드래프트 '악동클럽'의 운명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22 06:03


2011-2012시즌 부산 KT에서 뛰었던 찰스 로드가 올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을 냈다. 악동으로 악명을 떨쳤던 그가 다시 한국에서 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2012년 올스타전 덩크슛 컨테스트에 참가해 묘기를 펼치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좋지 않은 전력이 있는데…."

프로농구가 2013∼2014시즌을 맞아 한시즌 농사의 절반을 좌우하는 '거사'에 들어간다.

23일(한국시각)부터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다.

2명 보유에 1명을 출전시킬 수 있는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용병 선택이 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용병 2명을 재계약한 SK와 모비스는 미래(대체용병)를 대비해야 하고, 나머지 8개 팀은 당장의 전력보강을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쳐야 한다.

올해 트라이아웃에는 총 173명이 참가한다. 이 가운데 국내 프로농구를 경험한 선수가 총 34명이다. 아무래도 한국농구의 특성상 유경험자가 적응하는데 한결 유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경험자들이 있다. 실력은 출중한 것으로 검증받았는데 딱히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기고 떠난 선수들이다.

국내 농구판에서는 특정 용병이 코칭스태프의 속을 썩이는 일을 저지르면 빠른 속도로 관련 정보가 공유된다. 이들이 과연 과거의 전력을 뛰어넘어 재선택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이는 찰스 로드다. 로드는 2010년부터 2시즌 동안 부산 KT에서 뛰었고, 2011~2012시즌 야투 성공률과 블록슛 1위를 차지했다.

탄력과 개인기, 득점력에서 만큼은 둘째 가라도 서러워 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의 별명은 '악동'이었다. 자신의 기량을 과신한 나머지 팀 플레이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도 엄하기로 소문난 '호랑이' 전창진 감독 앞에서 엉뚱한 행동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간이 배 밖에 나왔거나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 힘든 4차원형 인간"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로드는 지난해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을 했다가 정작 트라이아웃 현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기행'을 또 벌인 바 있다. 이번에도 트라이아웃에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래도 "돌출행동만 고쳐졌으면 기량면에서는 쓸만한데…"라며 은근슬쩍 군침을 흘리는 팀들이 있다.

로드 못지 않은 사고뭉치는 지난 시즌 올스타전 MVP였던 후안 파틸로다. 파틸로는 지난 시즌 KGC에서 뛰면서 4강 플레이오프를 도왔다. 그 역시 기량면에서는 드래프트제 용병치고는 수준급이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순응하고, 동료간 단합을 중요시 하는 한국식 농구질서에서는 낙제점이었다. 오죽하면 순하기로 소문난 이상범 KGC 감독이 시즌 도중에 파틸로의 퇴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할 정도였을까.

파틸로가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것도 자신의 퇴출 가능성을 알고 나서 살아보려고 마지막 발버둥을 친 끝에 거둔 소득이었고, 결국 마땅한 대체용병을 구하지 못한 KGC는 파틸로를 그냥 안고 갔다.

'악동클럽'에는 테렌스 레더도 빼놓을 수 없다. 레더는 지난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으로 국내 무대에서 뛴 최장수 용병이다. 삼성에서 절정기를 보낼 때에는 최고의 골밑 지배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2∼2013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은 작년 11월 소속팀이던 오리온스에서 무단 이탈, 퇴출됐다. 당시 오리온스는 "무릎 부상이 있는 데다, 팀 성적 하락이 동반되면서 자괴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되면서 주무기인 골밑 플레이가 위축된 데다, 자신의 활용도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구단에 보장조건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스스로 달아난 것이다.

'3초룰 폐지 때문에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토라졌던 레더가 어떻게 새마음을 갖고 트라이아웃에 임할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구단들은 헷갈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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