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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불가피한 변화, 역이용한 모비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4-16 20:57


모비스가 또다시 승리했다. 3연승이다 챔프전에 1승만을 남겨놨다. SK의 불가피한 변화, 그러나 모비스는 이 변화를 역이용했다. 2차전 승리 때 모비스 선수들의 모습.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모비스가 또 이겼다. 우승에 단 1승만 남았다.

모비스는 16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3차전에서 SK를 68대62로 눌렀다.

김시래(12득점, 3리바운드)와 문태영(12득점, 7리바운드)가 공격을 주도했고, 양동근(8득점, 6리바운드)이 리드한 수비는 완벽했다. 반면 SK는 외국인 센터 심스(23득점, 10리바운드)만이 고군분투했다.

초점은 SK의 변화였다. 1, 2차전에서 모비스는 헤인즈 봉쇄법과 3-2 드롭존에 대한 해법을 들고 나왔다. SK는 김선형과 헤인즈가 정규리그와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홈에서 모두 패했다.

3차전에서 SK의 변화는 불가피했다.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아마 기습적인 압박수비 등 몇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대비가 된 부분"이라고 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3-2 드롭존이 깨지지 않았다고 본다. 수비는 성공적이었다. 우리의 강점은 공격이다. 그 부분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의 선택은 1가드-4포워드 시스템에 대한 변화였다. 경기 내내 김선형 변기훈 주희정 등을 돌려가며 투 가드 시스템으로 대항했다.

하지만 모비스는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SK의 선택은 오히려 모비스 선수기용에 대한 폭을 넓혀주는 부작용이 생겼다. SK가 1가드-4포워드 시스템을 가동하면, 모비스는 투가드 사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수비가 약한 박구영이나 이지원 등을 기용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SK가 투가드 체제로 전환하면서 모비스는 오히려 공격무기를 장착하게 만들었다.


모비스가 그동안 3-2 드롭존을 원활하게 깨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외곽포 적중률이 불완전했기 때문. 하지만 모비스는 1쿼터 박구영을 기용했고, 결국 전반 2개의 3점포를 터뜨렸다.

조금씩 모비스가 리드하기 시작했다. SK는 투가드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모비스의 완벽에 가까운 로테이션 수비를 깨기 위해 노력했다.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SK의 외곽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3쿼터까지 3점슛 10개를 시도했지만, 단 하나도 들어가지 못했다. 헤인즈가 봉쇄된 상황에서 외곽포마저 침묵하자 SK의 공격루트는 너무나 단순해졌다. 이날 SK는 16개의 3점슛을 시도, 단 1개만을 성공시켰다. 4쿼터 3분31초, 변기훈의 3점포가 유일했다. 속공 외에는 공격루트가 없었다.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SK는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경기내내 수비력은 완벽했다"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모비스의 수비 조직력은 너무나 탄탄했다.

전반을 39-30으로 앞선 모비스는 후반에도 주도권을 계속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3쿼터 문태영의 중거리포까지 터지면서 3쿼터 22.4초를 남기고 58-43, 15점차까지 벌어졌다. 4쿼터에는 함지훈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SK는 변변한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SK로서는 좀처럼 터지지 않는 외곽포와 함께, 모비스 함정수비에 대항하는 김민수와 최부경의 2대2 플레이가 실책을 연발한 게 뼈아팠다. 2쿼터 중반부터 모비스 트랩 디펜스에 대항하기 위해 김민수와 최부경이 골밑 2대2 플레이를 펼쳤지만, 모비스는 여전히 좋은 수비간격을 유지했다. 결국 실책이 나오면서 흐름을 모비스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최종스코어는 6점이었지만, 체감 스코어는 모비스의 완승이었다. 챔프 4차전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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