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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KGC, 전쟁의 승패를 가를 키맨은 키브웨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4-04 14:00 | 최종수정 2013-04-04 14:00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SK 심스, 김민수와 KGC 키브웨가 리바운드볼을 다투고 있다. 잠실학생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4.03/

SK와 KGC의 4강 플레이오프가 시리즈 전적 1대1이 되며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SK가 "여전히 체력적으로 우위"라며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KGC도 여기까지 온 이상 쉽게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양팀의 3차전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키맨' 1명을 선정해봤다. KGC의 외국인 센터 키브웨 트림이 양팀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시리즈 개막 전 양팀의 경기는 가드 라인의 김선형(SK)과 김태술(KGC), 그리고 외국인 에이스 애런 헤인즈(SK)와 후안 파틸로(KGC)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특히, 헤인즈와 파틸로의 매치업에서 승부가 결정날 확률이 높았다. 헤인즈의 가공할 득점력을 수비가 약한 헤인즈가 어떻게 막아주느냐가 관건이었다. 1일 열린 1차전이 이를 증명했다. 헤인즈가 혼자 29득점 19리바운드의 괴물같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3차전부터는 양팀 승부의 초점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키브웨가 경기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비형 센터 키브웨가 갑자기 득점을 몰아친다든지,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일 가능성은 제로다. 하지만 KGC는 키브웨의 투지 넘치고, 견실한 플레이에 SK 전력에 틈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2차전 승부처이던 4쿼터, 이상범 감독은 그럭저럭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던 파틸로를 벤치에 눌러 앉혔다. 그리고 키브웨를 투입했다. 상대가 코트니 심스를 투입해야 키브웨가 나오는 경기 운영이었지만 이 감독은 무언가 결단을 내린 듯 했다. 그렇게 키브웨는 4쿼터 10분을 뛰며 8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이 승리를 선사했다. 결정적인 순간 골밑 득점을 이어준 것도 좋았고, 몸을 날려가며 상대 선수와 경합 끝에 볼을 따내는 투지도 훌륭했다.

키브웨 투입의 효과는 단순히 기록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4쿼터 SK가 흔들린 결정적인 요인은 키브웨였다. SK의 경기운영만 놓고 보자. 4쿼터 초반 헤인즈가 코트에 서자 키브웨가 야금야금 SK의 골밑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문경은 감독으로서는 헤인즈의 득점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 결국 심스를 투입해 맞불을 놨다. 두 선수가 그렇게 5분여를 나눠 뛰었다. 하지만 키브웨가 투입됐을 때 팀 공격과 수비 전술 등이 잘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우왕좌왕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막판 승부가 결정된 건 키브웨의 2대2 공격이 두 번 연속 성공됐기 때문. 수비가 맥없이 뚫리고 말았다. 특히, 키브웨와 키는 비슷하지만 골밑에서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싫어하는 심스가 SK 플레이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접전 상황에서 리바운드, 골밑 득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키브웨 깜짝 투입의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이 감독의 한 수가 대어를 낚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양팀의 시리즈 전적은 1대1. SK가 KGC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파틸로가 아닌 키브웨의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할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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