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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GC의 투혼과 정신력, SK의 화려함을 물리쳤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4-03 21:18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KGC 이정현이 2쿼터 종료직전 3점슛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4.03/

기가 막힌 한편의 드라마였다. 이런 경기만 이어진다면 프로농구의 부흥을 꿈꿔볼 수도 있지 않을까. KGC가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잡아내며 기사회생했다. 강력한 SK의 공격, 수비에 고전하며 경기 초반 13점차의 리드를 허용했지만 이를 극복해내며 값진 1승을 따냈다.

겁 없는 신인 최현민, 대형사고 쳤다

2차전 KGC에 승리를 선물한 선수는 팀의 간판인 김태술도, 양희종도, 이정현도 아니었다. 그 주인공은 신인 포워드 최현민이었다. 최현민은 이날 경기에서 혼자 3점슛 5개를 터뜨리는 등 20득점을 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경기 초반 KGC 선수들은 떨어진 체력 탓인지, 중요한 경기에서 긴장한 탓인지 극도로 저조한 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1쿼터 2점슛 7개를 던져 단 1개 만을 성공시켰고 자유투는 10개 중 5개 만을 집어넣었다. 2쿼터 한 때 7-20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이 때부터 최현민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최현민은 2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3득점을 책임졌다. SK 센터진의 높이가 높아 공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았고, 결국 KGC는 외곽슛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 외곽슛이 터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경기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최현민이 고감도 슛감을 선보였다. 대부분 확실한 찬스에서 던진 슛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공이 몰려 어쩔 수 없이 던졌지만 집중력 만큼은 잃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맹활약 했다. 최현민은 원래 스몰포워드. 팀 사정상 골밑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그가 키가 작다는 열세를 극복하고 상대 최부경, 김민수의 공격을 잘 막아내 KGC는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투혼과 정신력이 화려함을 이겼다

이날 경기의 화두는 체력이었다. SK 문경은 감독은 경기 전 "상대가 이틀 간격으로 7경기 째 경기를 하는 것이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밀어붙이겠다"며 체력전을 선언했다. 이에 반해 KGC 이상범 감독은 "어제(2일) 훈련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지쳐있어 특별한 작전을 지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 경기를 보고 일찌감치 3차전을 준비할지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팀 감독의 말 속에 이미 어느정도 경기 분위기는 SK쪽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기 초반은 예상대로 흘렀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다. KGC 선수들의 정신력이었다. 2쿼터 크게 뒤지던 경기가 뒤집히자 KGC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희종이 3쿼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4쿼터 SK 김선형의 화려한 속공 원맨쇼에 역전을 허용하며 55-61로 점수차가 벌어져 넋이 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공격리바운드에 가담하고 박스아웃에 신경썼다. 체력이 바닥난 양희종부터 외국인 선수인 키브웨 트림까지 몸을 날려가며 SK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그렇게 차근차근 득점을 쌓아올렸고, 결국 마지막 키브웨의 연속된 골밑슛 성공으로 힘겨웠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잠실학생=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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