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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강병현 복귀 효과' 볼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2-07 10:08 | 최종수정 2013-02-07 10:09


◇KCC 강병현이 지난 2010~201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3점슛을 성공시킨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남은 경기에서만큼은 좀 더 힘을 내보겠다"

남자 프로농구 KCC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러가지 악재를 겪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축을 이뤘던 전태풍과 하승진 추승균이 각각 이적과 군입대, 은퇴로 팀을 떠난데다가 이중원과 유병재 등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은퇴를 선택했다. 또 강은식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접었다. 2년차 김태홍도 무릎 수술을 받았다. 선수들의 이탈에 줄부상까지. 결국 이로 인해 선수 엔트리조차 제대로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KCC 허 재 감독은 늘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특히 허 감독은 늘 "병현이가 오면 좀 나아지겠지"라며 오매불망 상무에서 제대를 목전에 두고 있던 강병현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다. 2010~2011시즌 챔피언전 우승을 마지막으로 팀에 안기고 상무에 입대한 에이스 강병현이 복귀하게 되면 팀의 구심점이 생기면서 확실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그렇게 허 감독이 기다리던 애제자 강병현이 돌아왔다. 그러자 KCC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강병현은 지난 1일자로 상무에서 제대해 팀에 복귀했다. 그리고는 2일 울산 모비스전에 처음으로 KCC 유니폼을 다시 입은 채 투입됐다. 무려 649일만의 복귀다. 이날 강병현은 1쿼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코트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총 32분을 뛰며 10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은 6개를 던져 1개만 넣었다. 아직은 다시 돌아온 프로 무대가 낯선 듯 했다. 그래도 허 감독은 강병현의 복귀 그 자체에 대해 크게 반기는 모습이었다.

그런 강병현이 6일 부산 KT전에서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앞서 복귀전보다는 확실히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강병현은 28분을 뛰며 13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3점슛도 4개 중 1개를 성공시켰다. 2010~2011시즌에 우승을 합작했던 동료들은 임재현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 다른 동료들과의 손발은 아직 완전히 맞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승부처였던 4쿼터에 3점슛을 자신있게 꽂아넣는 모습에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나타났다. 결국 이날 KCC는 KT에 78대73으로 승리를 거뒀다. 강병현의 복귀 후 첫 승리였다.

그렇다면 강병현의 복귀는 앞으로 KCC에 어떤 효과를 미치게 될까. 허 감독은 강병현에 대해 "아직은 감이 많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다. 상무에서 주전으로 뛰었다고는 해도 프로 무대가 아니다보니 조금은 느슨해진 것 같다"면서 "경기수도 적게 치러서 이전만큼의 감각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강병현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어쨌든 앞으로 남은 16경기에서는 팀을 좀 더 재정비해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라며 강병현 복귀에 따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료들 역시 강병현의 복귀에 대해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이적 후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김효범은 "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멤버가 돌아오면서 전체적으로 자신감이라든가 프라이드 같은 것들이 생기는 것 같다. 큰 힘이 된다"며 강병현의 복귀를 반겼다. 또 신인 가드이자 'KCC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는 박경상 역시 "워낙 잘하는 선배라서 든든하다. 무엇보다 우리 팀에 확실한 공격 옵션이 하나 늘어나면서 상대팀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무척 힘이 된다"며 강병현 복귀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KCC가 이번시즌 최하위를 벗어날 가능성은 냉정히 말해 매우 적다. 그러나 강병현의 복귀로 인해 남은 경기에서 다시 예전 명문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다면 분명히 다음 시즌에 대한 확실한 희망은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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