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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빅맨 최부경(23)의 별명은 '버팔로'다. 힘이 좋아 생긴 애칭으로 피지컬 코치(한대식)가 명명했다. 키 2m, 체중 105㎏인 그가 밀고들어오는 힘은 덩치가 산만한 외국인 선수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한다. SK에는 버팔로 말고도 '물소(김우겸)' '황소(박상오)' '수입소(김민수)' 등 또 다른 소 관련 애칭이 있다.
최부경은 대학시절 득점상을 받았다. 건국대 사정상 풀타임을 뛰어야 했고 수비에 득점까지 도맡아야 했다. SK 지명을 받고 처음 연습경기를 할 때도 무리해서 마무리를 하려다 호되게 혼이 났다. 건국대 최부경과 SK 최부경은 역할 자체가 달랐다. 그는 "프로에선 좀더 확률 높은 농구를 원했다"고 말했다. 최부경이 북치고 장구치고 할 필요가 없었다.
최부경은 프로 1년차지만 주전을 꿰찼다. 팀에서 그에게 원한 건 궂은 일이었다. SK는 전형적인 센터 대신 가드 1명에 포워드 4명을 투입하는 '1+4' 시스템을 주로 썼다. 때문에 최부경은 상대 외국인 선수와 잦은 몸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주변에서 버팔로라고 부르는데 가끔은 그걸 연상시키는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포워드 출신 전희철 SK 코치가 가르쳐 주는 걸 스펀지 처럼 쪽쪽 빨아드리고 있다. 하지만 최부경은 "아직 제가 가진 것의 50%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농구는 자신에게 너무 재미있는 것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농구를 돈벌기 위해 한다, 이기기 위해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부경은 농구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그는 "같은 팀 헤인저의 플레이는 국내무대 외국인 선수 중 최고다. 다른 팀에서 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다음 시즌에도 같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만년 하위권을 맴돌았던 SK는 이번 시즌 19승5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