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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연세대에 고전 끝에 역전승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1-28 19:07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연세대학교와 서울 SK의 경기가 열렸다. KCC 허재 감독의 아들 연세대 허웅이 볼을 몰고 있다.
고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11.28.



프로농구 SK가 정규리그 1위의 체면을 간신히 살렸다.

SK는 28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개막전으로 펼쳐진 연세대와의 경기서 77대69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농구 붐을 부활하기 위해 17년 만에 추억의 농구대잔치를 부활시킨 이벤트였다.

프로와 아마의 자존심이 걸려서일까. 역시 승부의 세계는 어쩔 수 없었다.

문경은 SK 감독(41)과 정재근 연세대 감독(43)은 경기 시작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유만 다를 뿐이지 한결같이 '승리'를 외쳤다. 먼저 말문을 연 정 감독은 살짝 엄살부터 부렸다.

엔트리 13명 선수 가운데 부상자를 빼면 가용 인원이 8명밖에 안되고, 그나마 고졸 예정자, 1∼2학년 등 경험적은 풋내기들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정 감독은 "프로팀을 상대로 좋은 게임을 펼치면 만족한다. 좋은 게임이라는 것은 이기는 것을 말한다"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오늘 우리는 즐기러, 배우러 온 게 아니고 이기러 왔다. 반칙같은 거 신경쓰지 말고 한판 제대로 붙어보자"는 당부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세대 2년 후배인 문 감독은 "명색이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로팀이다. 선수들이 요즘 승리하는데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더욱 이겨야 한다"고 응수했다.

문 감독은 "가슴에 프로팀 로고를 달고 뛰는 이상 자부심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연세대가 부상자와 어린 선수가 많다는데 그런 팀에게 지면 무슨 망신인가. 모교라고 봐주는 법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필승의지의 강도로 보면 문 감독이 더 절박해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감독 마음같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경기 초반부터 작은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SK가 주전 선수의 체력안배를 위해 아무리 1.5군으로 엔트리를 짰다지만 프로 체면에 살짝 당황하기에 충분했다.

어차피 '약자'여서 이기든, 지든 잃은 게 없다고 달려든 연세대의 패기가 형님들을 압도했다. 1쿼터 리바운드 스코어 12-6이 말해주듯이 연세대 아우들은 골밑에서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힘과 기량에서 밀렸지만 여럿이 한발 더 뛰는 패기와 겁없이 달려드는 악바리 정신으로 무장한 덕분이었다. 이 때문에 SK는 김효범의 자유투 1득점으로 처음 앞서나간 것을 제외하고 줄곧 끌려다녔다.

특히 2쿼터 들어서는 3분 동안 무득점에 그친 대신 연이은 2점슛을 허용하며 12점차(13-25)까지 벌어지는 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SK는 3쿼터 초반 든든한 골밑 지킴이 김우겸과 김동우의 외곽슛을 앞세워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연세대 허 웅의 외곽 반격에 밀려 좀처럼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문 감독이 의도했던 대로 승부는 4쿼터부터 갈리기 시작했다. 53-57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은 SK는 프로의 노련미와 비축해둔 체력을 앞세워 거세게 몰아붙였다.

연세대는 "파울 의식하지 말라"는 정 감독의 격려에 너무 충실했던지 4분여 만에 팀파울에 걸리며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연이은 자유투 실점에 예정대로 무너졌다.

허 재 KCC 감독의 아들인 허 웅(1학년)은 이날 야전 사령관으로 나서 22득점(3점슛 3개), 4어시스트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치며 피는 속일 수 없음을 과시했다.
고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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