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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KT 데이비스가 왜 삼성에서 뛰고 있지?"
외국인 선수가 남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것이다. 그것도 남의 유니폼이 이날 만난 상대팀 선수의 것이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프로농구판에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우승꽝스런 실수를 한 이는 삼성 용병 오다티 블랭슨이다.
블랭슨은 이날 2쿼터부터 출전했다. 한데 사람은 블랭슨이 분명하고 유니폼의 배번도 0번이 맞는데 유니폼에 적힌 이름은 데이비스였다.
KT 측에서는 "어, 우리 데이비스가 왜 저기서 뛰고 있지?"라며 실소를 머금지 못했다. 느닷없이 벤치에 앉아 있는 가짜 데이비스가 상대 팀에서 뛰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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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은 이랬다. 삼성과 KT는 지난달 29일 브라이언 데이비스와 대리언 타운스를 맞교환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전까지 데이비스는 배번 0번의 삼성 선수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블랭슨이 자신의 유니폼을 챙겨 나오면서 유니폼에 적힌 배번 0번만 확인하고 과거 데이비스의 것을 들고 나온 것이었다.
블랭슨은 외국인 선수인 까닭에 한글을 정확히 읽을 줄 모르니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데이비스가 아닌 오다티 블랭슨-데이비스는 4분여 동안 코트를 누비다가 2쿼터 종료 5분29초전 작전타임때 자신의 '블랭슨 유니폼'으로 다시 갈아입고 출전했다.
KBL(한국농구연맹)은 "유니폼 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경기가 끝난 뒤 경기 감독 보고서와 구단의 해명을 청취한 뒤 벌금 20만원을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