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에 5년만에 외국인 선수가 도입된 지난 18일 이후 신한은행은 2연패를 당했다. 일단 통합 7연패에 도전하는 신한은행의 견제라는 첫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은주가 상대 외국인 선수에게 밀렸다는 것이 신한은행으로선 가장 큰 충격이다. 하은주는 삼성생명전에서 15분 이상을 뛰었지만 앰버 해리스의 집중 견제로 무득점에 그쳤다. 공격 시간에 쫓긴 미들슛이긴 했지만 하은주가 두차례나 슛블록을 당한 것도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KDB생명전에서 하은주는 20분을 뛰어 11득점을 올렸지만 리바운드는 3개에 그쳤다. 신한은행은 이 경기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비키 바흐의 20리바운드를 포함해 46개의 리바운드를 허용하는 동안 22개밖에 잡아내지 못하며 골밑 싸움에서 완전히 밀렸다.
결국 신한은행의 타개책은 외국인 선수 캐서린 크라예펠트의 활약 여부다. 캐서린은 삼성생명전에서 8득점에 그친데 이어, KDB생명전에서도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15득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캐서린이 당초 지명한 타메라 영의 대체 선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캐서린은 삼성생명과의 경기 전날에서야 겨우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신한은행이 계속 원정경기를 하는 바람에 좀처럼 훈련을 할 수 없었다. 40일 가까운 휴식을 가진 후 공을 만지다보니 경기 체력도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캐서린은 미국 WNBA에서 15분 이상을 뛰며 중장거리포가 특징인 선수다. 골밑 플레이가 능숙하지는 않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슛감을 찾고 있다. 임달식 감독은 "손발을 맞추다보면 계속 나아질 것으로 본다. 오히려 강영숙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문제였다"며 "이 위기를 겪으면 다시 전열을 갖추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도 "외국인 선수 도입 후 팀별로 이제 1~2경기씩을 했을 뿐이다. 적어도 한 라운드는 지나봐야 외국인 선수로 인한 판도 변화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목적대로 신한은행의 독주를 제어할 수 있을지, 아니면 페이스를 찾은 신한은행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을지, 올 여자농구를 보는 가장 큰 재미가 될 것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