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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판타스틱 4는 시즌 초반 고전할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11-08 00:10 | 최종수정 2012-11-08 06:46


모비스 함지훈(왼쪽)과 문태영이 협력수비를 펼치는 모습.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런던올림픽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의 경기장면.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공교롭다. KBL과 NBA에 똑같이 등장한 판타스틱 4.

모비스와 LA 레이커스가 결성했다. 물론 성격은 좀 다르다. 모비스는 검증이 필요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김시래는 백업멤버로 돌아선 모양새다. 반면 LA 레이커스는 검증된 멤버였다.

정규리그 MVP를 2차례나 차지한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시, 최고의 슈터 코비 브라이언트, 스페인 농구의 자존심이자 정상급 파워포워드 파우 가솔,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룡점정은 최고의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가 찍었다.

그런데 두 팀 모두 초반 불안하다. 모비스는 6승4패로 공동 3위, LA 레이커스는 시즌 초반 3연패를 당했다. 그들의 부진은 분명 이유가 있다.

농구는 그래도 팀스포츠다

사실 개인의 역량이 가장 많이 발휘되는 종목이 농구다. 축구나 야구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코트에서 5명밖에 들어서지 않는다. 기구나 발이 아닌 확률이 높은 손으로 한다. 때문에 조직력보다 개개인의 기량이 훨씬 중요한 종목이 농구다.

하지만 그래도 팀 스포츠다. 조직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특히 최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가장 정확한 예가 NBA 2003~2004 시즌이다. 당시 LA 레이커스는 '반지원정대'를 만들었다. 기존의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에 레전급 스타인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이 가세했다. 말론과 페이튼은 우승 반지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역대 NBA 팀 중 가장 조직력이 강한 디트로이트에게 1승4패로 무너졌다.


올 시즌 모비스는 아직 조직력이 강하지 않다. 이미 전술이나 조직력에서는 최고의 반열에 오른 '만수' 유재학 감독의 지휘 하에서도 그렇다. 시간이 필요하다. 김시래는 프로적응이 필요했고, 문태영은 모비스의 복잡한 공수의 패턴이 낯설다.

LA 레이커스도 마찬가지다. 공격은 개인의 능력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NBA에서 대부분의 패턴은 1대1을 위한 공간창출에 있다. 따라서 그리 많은 패턴이 필요없다. 하지만 수비가 문제다.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 시즌 초반 판타스틱 4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다.

판타스틱 4를 위한 변명

그래도 모비스가 잘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용병만 제대로 갖춰졌다면, 압도적인 전력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 최근 모비스가 놓친 경기들을 보면 용병싸움에서 턱없이 밀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경기 중간중간 혹은 승부처에서 용병이 골밑에서 해결해줘야 할 득점이 있다. 이런 부분이 나오지 않으면서 모비스는 매우 뻑뻑한 경기를 한다.

LA 레이커스는 기동력이 떨어진다. 내시나 코비, 그리고 가솔은 그리 빠른 선수들이 아니다. 게다가 터프한 플레이보다는 기술을 위주로 한 경기를 펼친다. 궂은 일을 할 선수가 없다. 메타월드피스는 이제 노쇠화에 접어들었다. 백업멤버들이 시원치 않은 부분도 있다. 하워드를 제외하고 베테랑들이다. 30세가 넘었다. 35분 이상 뛰면 체력적인 부담이 생긴다. 위에서 언급한 조직력과 이런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두 팀은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그들의 미래는

물론 모비스는 용병의 분발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조직력을 어느 정도 완성시킨다면 그들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모비스는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지션들이 많다. LA 레이커스의 판타스틱 4의 기량은 이미 입증이 끝난 상태다.

문제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어떤 경기내용을 펼치느냐다. 당연히 그들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약점들을 최소화시키지 않는다면 우승의 길은 험난하다. 그러나 그 약점들은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것이다. 고칠 수 없는 시스템 상의 문제점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서 그들은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우승경험이 풍부하고, 큰 경기의 승부처에서 강한 레벨들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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