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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잘못이었다."
그래서 전 감독은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굳게 마음을 먹었단다. 감독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의 플레이도 망가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즐겁게 해보겠다"며 한결 편해진 마음을 드러냈다. 마음의 부담감을 갖던 주축 선수들을 과감하게 2군에 보내기도 했다. 특히 전 감독이 직접 주도해 야심차게 영입한 포인트가드 김현중을 내려보내고 신인가드 김현수를 1군에 콜업, 스타팅 멤버로 투입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했다. 전 감독은 "당장 1승에 연연하지 않겠다. 전체 시즌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전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적극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실수를 해도, 테크니컬 파울을 범해도, 심지어는 신인 장재석이 종료 부저가 울린 후 던진 버저비터가 림에 들어갈 때도 박수를 쳤다. 평소 전 감독으로부터 보기 힘든 모습. 감독의 달라진 모습에 확실히 선수들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최고참 서장훈부터 막내 김현수까지 신나게, 그리고 이를 악물고 뛰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